IT코리아를 이끌었던 KT와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사업 부문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 상태로 접어들었다. 초고속인터넷서비스 1, 2위 사업자인 두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입자는 늘어도 매출은 오히려 줄어드는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서비스나 전략개발 등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이들 쌍두마차에는 더 큰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KT는 그동안 시장포화 상황에서도 점유율 50%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KT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은 후순위 사업자의 ‘공략대상 1호’가 돼 왔다는 점에서 가입자 유지를 위한 영업비용을 꾸준히 부담하지 않는 한 현상유지조차 힘겨울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가입자가 소폭이나마 증가한 기간에도 매출은 오히려 줄어든데다 마케팅이나 영업비용을 투입할 때만 ‘반짝실적’ 을 보이는 지표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실제 KT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은 지난해 2분기를 정점으로 분기 매출이 마이너스로 처음 전환된 이래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분기별 실적을 보면 지난해 3분기에는 가입자가 8만여명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2분기 대비 120억원가량 줄었다. 이는 1분기 대비 4만명 정도 고객이 증가했던 2분기 매출 증가폭이 40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할 때 가입자 수 증가에 따른 매출증가보다 가입자 이탈에 따른 감소폭이 더 큰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가입자와 매출이 모두 감소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가입자 감소가 4만에 이르러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등 지난해 같은 분기 수준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KT 측은 “유선에 이어 전체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초고속인터넷 사업마저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됐다는 점은 KT가 처한 어려움을 바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결합상품 허가는 물론이고 IP TV 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지 않으면 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올해 초 두루넷 합병으로 가입자가 80만명가량 늘어난 2위 사업자 하나로텔레콤도 비슷한 처지다. 하나로텔레콤은 지난해 2분기에 가입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줄었다. 3분기에는 반대로 가입자가 감소했는데도 매출은 소폭 올라가는 기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4분기에는 가입자 2000명, 매출도 20억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 1분기는 두루넷 합병에 따른 매출성장이 기대되지만 현상유지 측면에서는 KT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하나로텔레콤은 현재 마케팅 비용을 절약, 영업에 집중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소폭이나마 가입자 확보와 매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영업비용 부담을 고려할 때 시장을 지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9월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시작한 파워콤은 올 1분기 45만여명의 가입자 확보가 예상된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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