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도 빌려쓰기 `온디맨드`방식 확산

 하드디스크에 일일이 소프트웨어(SW)를 설치하는 기존 SW설치방식이 인터넷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빌려쓰는 ‘온디맨드(On-demand)’ SW방식으로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다.

비즈니스위크 온라인판은 17일 오라클, SAP, 마이크로소프트(MS) 등 3대 소프트웨어 거인들이 온디맨드 전략으로 판매전략을 전환하면서 기존 SW개념을 바꾸어 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디맨드 SW 연간 20% 성장=온디맨드 SW를 이용하면 고객들은 별도로 소프트웨어를 관리할 필요없이 SW벤더가 유지보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막대한 라이선스 비용을 일시에 지불하는 대신 매월 이용료를 내면 된다. 최대 장점은 SW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결제를 중단하면 그만이라는 점이다.

ARM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온디맨드 SW시장은 20억달러 규모에 육박할 전망이다. 작년에는 15억달러 규모였다. 이는 여전히 전체 소프트웨어 시장의 10% 에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성장 속도는 연간 20% 이상이다. 반면 전통적인 SW시장 증가세는 한자릿수에 불과할 전망이다.

이같은 트렌드는 굴지의 전통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행보에서 엿볼 수 있다. SAP,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이 이 시장에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3대 SW기업 ‘온디맨드’ 전환=최근 가장 큰 전략 변화를 가져온 기업은 SAP다. 이 회사는 올초 온디맨드 전략을 발표하며 전략을 180도 수정, 과거와 달리 이 시장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물론 이 회사의 온디맨드SW는 올초 내놓은 고객관계관리(CRM)온디맨드 버전에 제한됐다. 이 회사는 복잡하고 비싼 전통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온디맨드 제품을 제공할 것임을 강조했다.

MS도 지난해 11월 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비즈니스위크가 입수한 내부메모에 따르면 MS는 온디맨드SW 시장 진입에 늦었음을 깨달았지만 신속하게 움직이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MS는 이미 인터넷을 통해 SW를 이용토록 하는 ‘윈도 라이브’와 ‘오피스 라이브’를 개발, 대대적인 마케팅을 준비중이다.

ARM의 한 애널리스트 롭 보와스는 “MS가 할 일은 MSN 같은 CRM을 제공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라클 역시 이 분야에 높은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 이 회사가 58억달러에 시벨을 인수했을 때 CEO인 래리앨리슨은 ‘세일즈포스와 경쟁할 수 있는 시벨의 CRM 온디맨드 소프트웨어는 보석같은 소프트웨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오라클은 이와 관련, 최근 텍사스에 훌륭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했으며 온디맨드 SW 연구개발(R&D) 엔지니어도 600명 이상 확보했다. 이 회사의 웨르겐 로틀러 온디맨드 사업부문 부사장은 “앞으로 고객의 50%가 이같은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구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래리앨리슨 오라클 CEO가 대표적인 온디맨드 SW업체인 세일즈포스와 넷스위트에 투자했다는 점은 온디맨드SW에 대한 인식 및 향후 전망을 점쳐 볼 수 있게 해 준다.

이미 온디맨드 SW가 강력한 트렌드로 자리잡기 시작, 비즈니스 모델과 문화까지도 변화시키고 있다는 게 비즈니스 위크의 분석이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