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이통사 차이나모바일이 글로벌 이통시장의 강자로 올라서기 위해 해외업체의 인수합병(M&A)을 통한 이통제국 영토 확장에 나섰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차이나모바일은 멕시코에 본사를 둔 밀리콤 인터내셔널를 인수하기 위해 경쟁사보다 높은 40억 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리콤 인터내셔널은 스웨덴의 미디어 그룹 킨네빅의 자회사로 중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16개국에서 고객 900만명을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이동통신서비스회사다.
지난 1월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온 밀리콤은 수일내 2차 입찰이 마감되고 최종 인수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차이나모바일이 밀리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중남미와 아프리카 시장에서 새로운 교두보를 마련하게 되는 것은 물론 중국 국영통신업체가 비중화권 시장에 진출한 첫번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밀리콤 인수경쟁에는 이밖에도 이집트의 오라스콤, 두바이의 인베스트컴, 쿠웨이트의 MTC, 멕시코의 아메리카 모빌, 노르웨이의 텔레노어 등 6개 회사가 뛰어들어 치열한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FT는 차이나모바일의 밀리콤 인수전 참여는 지난해 미국 정유회사 유노칼의 인수실패를 계기로 중국기업들이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의 경쟁회사 인수를 선호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중국정부는 지난 수년간 거대한 내수시장에서 자본을 축적한 국영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칭다오의 가전업체 하이얼, 이동통신 장비업체인 화웨이는 해외진출을 통해 글로벌 IT기업으로 부상한 대표적 사례이다. 차이나모바일의 경우 지난 2004년 인도네시아의 엑셀콤과 2005년 파키스탄 텔레콤 인수전에 참가해 잇따라 쓴 잔을 마셨다. 차이나모바일은 굴하지 않고 해외진출 기회를 계속 모색했고 결국 지난해 10월 홍콩 이동통신업체인 피플스 텔레콤을 33억8000만 홍콩달러(미화 4억3600만달러)에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고객수 2억5000만명의 공룡기업인 차이나모바일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넘어서려면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차이나모바일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90년대 보다폰이 인수합병으로 해가 지지 않는 통신제국을 건설했던 모습을 연상케 한다.
한편 가입자 수에서 밀려 세계 2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보다폰은 무리한 글로벌 투자에 따른 후유증으로 미국과 일본시장 철수를 결정한데 이어 밀리콤 인수전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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