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서비스를 다른 사이트에서도 제공하는 이른바 채널링서비스가 활발해지면서, 직접 경쟁 관계에 있는 포털간에도 채널링 서비스가 시도되는 등 영역파괴가 가속화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인터넷(대표 정영종)은 개발 자회사인 애니파크가 개발한 인기 야구게임 ‘마구마구’를 자사 게임포털 넷마블에서 뿐 아니라 KTH(대표 송영한)의 포털 파란에서도 이달안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게임을 포털사업 전면에 내세워 밀어붙이고 있는 KTH와 이미 메이저 게임포털로서 입지를 굳힌 CJ인터넷의 직접 경쟁관계를 감안했을 때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적과의 동침’으로 불러도 될 사안이다.
KTH 파란은 ‘마구마구’의 서비스를 받는 대신, 자사가 퍼블리싱을 맡은 베토인터랙티브의 3D 캐주얼 낚시게임 ‘피싱온’을 오는 6월부터 넷마블을 통해 서비스할 계획이다.
KTH 관계자는 “경쟁 관계에 있지만, 정면으로 중복되는 콘텐츠가 아닌 이상 회원수·트래픽 높이기 등을 위해 양사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유력 개발자를 ‘싹쓸이’하다시피 끌어모으고 있는 네오위즈(대표 박진환)는 게임하이(대표 권종인)가 개발한 정통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데카론’을 자사 게임포털 피망을 통해 서비스하기로 결정, 주목받고 있다.
네오위즈 피망은 그동안 1인칭슈팅게임·레이싱·웹보드게임 주력에서 MMORPG까지 장르를 다양화할 수 있게 됐고, 독자서비스로 이용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오던 게임하이는 피망이라는 거대포털 이용자층을 잠재적 회원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효과를 얻게 됐다.
이런 표면적 목표와 달리 여기에도 미묘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네오위즈의 캐시카우 역할을 맡고 있는 ‘스페셜포스’를 위협하는 대항마인 ‘서든어택’이 CJ인터넷을 통해 서비스중이고, 이를 개발한 곳이 바로 게임하이다.
CJ인터넷이 ‘데카론’을 팽개치고 같은 MMORPG인 ‘샤인온라인’의 퍼블리싱을 맡은 것이나, 게임하이가 CJ인터넷의 적인 네오위즈를 ‘데카론’의 서비스 채널로 선택한 것이나 똑같은 맥락인 것이다.
한동안 웹보드 및 다운로드게임 서비스에 주력해온 엠파스(대표 박석봉)는 티엔터테인먼트(대표 김태은)가 개발한 MMORPG ‘라스트카오스’의 채널링서비스를 맡고 나섰다.
독자적 게임을 사실상 중단한 지 2년만에 처음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MMORPG다. 엠파스 관계자는 “다양한 제휴를 통해 게임 채널링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