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주파수 효율이 높은 SK텔레콤의 800㎒ 대역을 로밍을 통해 함께 사용하게 해달라며 공론화하고 나섰다.
LG텔레콤(대표 남용)은 23일 “그동안 이동통신 주파수 효율이 높은 800㎒ 대역을 SK텔레콤이 독점함으로써 후발 사업자들은 상대적인 투자비 부담이 가중돼 왔다”면서 “시장 유효경쟁과 소비자 후생 증대를 위해 SK텔레콤은 인구 밀집지역(84개시)을 제외한 도서·산간 지역에 대해 로밍을 통해 800㎒ 대역을 개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금까지 LG텔레콤은 후발 PCS 사업자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꾸준히 SK텔레콤에 로밍을 요구해왔으나 공개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LG텔레콤은 또 해외 자동 로밍 서비스에도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다며 수수료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800㎒ 로밍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합리적인 근거나 실익이 없다며 일관되게 거부하고 있다. 법적으로도 주파수 할당 댓가를 치르고 주파수 사용 권리를 가진데다 로밍 수수료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LG텔레콤이 PCS 주파수 대역(1.8㎓)과 SK텔레콤의 대역(800㎒)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듀얼밴드 단말기 출시를 앞둔 가운데, 실제로는 로밍을 통해 신규 가입자 유치에 활용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며 거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로밍을 통해 도서·산간 지역에서 우수한 통화 품질을 확보할 경우 LG텔레콤의 듀얼밴드 단말기를 구입하면 통화 품질 향상 효과가 커 가입자 유치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보통신부는 하반기 새로운 로밍 기준 제정을 준비하는 가운데 SK텔레콤의 800㎒ 주파수 로밍 이슈도 함께 다룬다는 계획이어서 실제 정책으로 반영될지 관심이 쏠린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