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사생결단

[스크린]사생결단

‘와이키키 브러더스’ 이후 5년만이다.

미워할 수 없는 드러머 황정민과 빨간 염색 머리가 인상적인 나이트클럽 웨이터 류승범이 다시 만났다.

이번엔 마약 판매상과 그를 쫓는 형사 역이다.

‘바이준’·‘후아유’ 등 감성적 소재의 멜로 드라마를 만들었던 최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느와르 액션물 ‘사생결단’은 개성 강하고 연기력 뛰어난 두 배우를 보는 것 자체가 즐거운 영화이다.

때는 IMF 직후, 장소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부산이다.

마약 판매상 상도(류승범)은 어린 시절 마약 제조자였던 삼촌(김희라)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해 마약 판매책이 됐다. 마약반 도 경장(황정민)은 마약 현장 포착 도중 선배를 잃고 선배의 부인을 책임지면 살아간다.

도 경장은 상도를 미끼로 지긋지긋한 굴레에서 벗어나려 하고 상도와 모종의 합의를 하게 된다.

최호 감독은 지난 2003년부터 마약 수사과와 마약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부산 지역에 산재한 마약 관련 일화들을 취재했다. 덕분에 이 영화는 누아르라는 영화 장르와, 배우들의 불을 뿜는 연기, 부산이라는 지역 분위기 등이 맞물려 사실적이면서도 생생한 화면을 선사한다.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대배우 김희라와 몸을 사리지 않은 추자현의 연기를 만나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