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전시장이 경기 회복의 훈풍에 힘입어 ‘교체 수요기’를 1년 정도 앞당겨 맞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자동차와 함께 내수경기를 이끌어 오다시피한 가전이 향후 전체 소비의 견인차 역할로 부상했음을 시사해 주목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내각부(內閣府) 조사결과를 인용, 가전제품 10개 품목 가운데 7개 품목에서 교체 수요까지의 평균 사용 기간이 지난 해 보다 무려 1년이나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경기 회복으로 소비자들의 신규 구매 욕구가 발생했고 평판TV·DVD플레이어·디지털 캠코더 등 디지털 가전기기 신제품이 잇따라 등장한데 따른 것이라고 내각부 조사는 분석했다.
비록 조사 품목이 틀려 과거 조사 결과와의 단순 비교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교체 수요기간이 단축된 품목이 7개로 집계된 것은 지난 1997년 이래 처음이다.
내각부는 가전 등의 교체 수요 기간을 조사해 매년 한차례 공표하고 있다. 올해 조사에서 특히 그 기간이 짧아진 품목은 컬러TV·DVD플레이어·캠코더·에어컨·냉장고·세탁기·청소기 등 7개 품목이다.
청소기는 교체 수요 기간이 7년으로 2005년 대비 0.4년 짧아졌다. 컬러TV도 0.3년 줄어 들었다. 반면 디지털 카메라·PC·휴대폰 등은 오히려 늘어나 대조를 보였다.
교체 수요 이유를 보면 고장으로 어쩔 수 없이 교체한 세대의 비율이 크게 줄어든 반면 적극적인 교체 구입 양상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TV에서는 평판TV 등 고성능 신제품이 개발, 출시된 점이 교체 구입의 이유라고 답한 비율이 전년 보다 7%포인트 높은 25.7%로 나타났다. 또 DVD플레이어도 같은 기간 대비 4.2포인트 상승한 46.8%가 신제품 출시를 이유로 들었다.
내각부 조사는 교체 수요 배경을 살펴본 결과 지난 해 샐러리맨의 현금 지급 총액이 5년 만에 증가했고 신규 주택 착공도 호조를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난 97년 4월 소비세 비율 인상 직전에 앞다퉈 가전기기를 구입한 뒤 10년이 지났다는 점도 교체 수요를 불러 일으킨 것으로 풀이됐다.
총무성의 다른 조사에 따르면 가전 소비 지출은 올 들어 전년동기 대비 30% 이상 웃돌고 있다.
이와 관련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사이토 타로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심리 개선과 신제품을 출시하는 업체들의 노력이 합쳐져 소비자 수요가 표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총무성은 ‘일 내수경기의 척도가 자동차에서 가전으로 옮겨졌다’는 의견을 내놨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