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를가다](15)코디네이터(창원·울산·구미·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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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디네이터는 전국 산업단지공단 혁신클러스터 추진사업의 체인(chain)에 비유된다. 기업과 대학·연구소 등 산·학·연 혁신주체를 앞뒤로, 또는 좌우로 연결해 요소기술 개발과 애로사항을 해결해나가는, 즉 혁신사업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중개·조정 역할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이다.

전국 7개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추진단에는 기술과 경영 분야를 중심으로 300여명의 코디네이터가 활동하고 있다. 주로 대학교수를 중심으로 중소기업 CEO, 전문 컨설팅사 임직원 등 다양한 분야에 몸담고 있는 이들은 각각의 전공과 경험 노하우를 살려 기업과 함께 신기술 개발 및 애로사항 해소·자금동원·경영혁신·마케팅 등에 관한 방법을 함께 찾아가고 있다.

수석코디네이터는 미니클러스터 활동과 이를 통해 발굴된 애로과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분야별 코디네이터를 선정·지원하는 등 전문 코디네이터 인력 풀(pool)을 종합적으로 관리·지원하는 코디네이터의 리더다.

◇창원=창원혁신클러스터추진단에는 설상석 사장(46)과 김문경 교수(42)가 수석코디네이터로서 기업 컨설팅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지비엠 대표인 설상석 수석코디네이터는 기업 경영부문을, 창원전문대 교수이자 부산대 기계기술연구소 연구원과 중소기업진흥공단 기술지도위원을 역임한 김문경 코디네이터는 기업 기술개발 및 애로기술 해소 분야에서 뛰고 있다.

설 수석코디네이터는 “기업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 사업화에 나서려면 공장과 설비부터 신규인력, 자금동원까지 여러 지원이 필요하지만 대부분 구체적인 방법을 잘 몰라서 사업화에 어려움이 많다”며 “현재 해당기업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후 정부 자금지원 및 금융권 대출 등 가장 효율적인 선에서 적절한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고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가량 30개 기업의 경영 컨설팅을 해왔다. 대표적으로 금형기술은 확보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자동차 엔진용 다이캐스팅 업체를 상대로 장비구입은 기술신보의 창업자금으로, 공장 부지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기업협동화 사업자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자금부족 문제를 해결했고, 현재 이 기업은 매출 1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과거 산업기술평가원 등에서 쌓은 기술개발 심의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의 기술개발 방향과 접근방법, 성공률 등 실질적인 정보를 제시하고 있는 김문경 수석코디네이터는 “기술개발과 담을 쌓고 지낼 정도의 모 중소기업을 방문해 기술개발 필요성과 방법을 알려주는 한편, 관련 전문가를 소개해 전폭적인 관심을 유도하고 결국 클러스터 지원 과제로까지 선정되게 만든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울산=첨단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를 지향하는 울산산업혁신클러스터 추진단에서는 삼성중공업 출신으로 울산대 중소기업협력단 단장을 지낸 양순용 울산대 교수가 기술 분야에서 수석 코디네이터로 활동중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수석코디네이터 임무를 시작한 이래 6개월여 동안 100여개 기업을 직접 방문해 일일이 기업 애로점을 체크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법을 찾은 것으로 유명하다.

대기업 근무 경험과 대학에서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누구보다 기업의 생리와 가려운 곳을 잘 알고 있다는 그는 “기업은 산·학·연 연계와 공동 기술개발에 의욕은 많지만 그 방법을 잘 몰라 나서지 못하는 것”이라며 “코디네이터가 방문해 방법을 일러주고 조언하면 이후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다”고 얘기했다.

한편, 그는 오는 8월 교환교수로 미국행에 오르기 때문에 최근 울산 추진단은 양 교수의 후임으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울산산업기술연구소의 임종수 박사를 2차연도 수석코디네이터로 위촉했다. 임 박사는 88년 포항산업기술연구원 설비자동화 연구센터를 시작으로 한국산업기술평가원(ITEP),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 등에서 위원으로 활동해온 부품 자동화 분야의 기술 전문인이다.◇구미=구미단지혁신클러스터 추진단에는 기술 분야에 이광춘 사장, 경영분야에 박창순 사장이 쌍두마차 체계로 코디네이터 업무를 이끌고 있다.

이광춘 사장은 LG전자 TV 공장장, 연구소장, 자문을 지냈고 현재 신라엔텍 대표이사다. 박창순 사장은 대구경북 벤처기업협회 사무국장과 영남대학교 중소기업협력단장을 거쳐 벤처웨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달 27일 구미단지 혁신클러스터추진단 산학협력팀에서는 이광춘·박창순 두 명의 수석코디네이터가 참석한 가운데 단지내 기업인 새로닉스가 개발한 신개념 LCD TV를 놓고 이 업체 최인수 상무와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컨설팅에서 수석코디네이터들은 제품의 문제점과 마케팅 방법에 가감 없는 의견을 제시했고 최 상무는 이들의 의견을 최대한 받아들여 제품판매 전략에 적극 반영키로 했다. 이처럼 수석코디네이터의 역할은 이미 개발된 제품의 문제점을 짚어주는 것부터 나아가 기술·자금·마케팅·회계·경영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 분야에 대해 적절한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77년 LG전자에 입사한 뒤 29년간 TV개발 현장에서 일해 온 이광춘 수석코디네이터는 누구보다 전자 및 영상분야의 풍부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구미지역의 관련 기업들이 느끼는 기술 애로점을 해결해나가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25년간 LG전자 영상디스플레이제품 연구소에서 근무하며 평면 브라운관 TV 개발을 주도했고, LCD TV 개발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수석코디네이터는 “대기업 디스플레이연구소에서 일했던 현장경험이 지역 중소기업의 디스플레이 제품개발에 작은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코디네이터 일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박창순 수석코디네이터(48)는 경영부문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풍부한 경험의 소유자다. 건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벤처기업을 운영하면서 정보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금지원 및 경영관리분야에서 지역 중소기업에 가장 정확하고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코디네이터는 중복되거나 가능성이 희박한 아이템을 놓고 무모한 제품개발에 나서는 기업이 없도록 하는 역할도 있다”며 “반면에 좋은 사업계획이 컨설팅을 거쳐 빛을 보게 되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구미단지에는 두 명의 수석코디네이터를 포함해 130여명의 각 분야 전문 코디네이터가 지역 중소기업을 위해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원주=원주단지 혁신클러스터추진단에는 장성국 한라대학교 교수(48)가 수석코디네이터로 의료기기 분야의 산학연 연결 및 과제수행 지원을 총괄하고 있다.

장 교수는 미국 오클라호마대학교 기계공학과 석박사 출신으로 지난 89년부터 7년간 쌍용자동차 연구개발실에 몸담았고 이어 한라대 교수로 스카웃돼 산업체 연구성과를 강단에 접목시켜 나가고 있다. 현재 한라대 산학협력단장이자 산학연컨소시엄센터장, 그리고 강원지역 산학연컨소시엄협의회장을 맡아 원주는 물론 강원도내 산학연을 두루 돌며 필요한 기술과 인력, 과제를 요소요소에 연계시켜 나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역사가 짧은 원주산업단지와 단지내 기업, 그리고 지역 대학의 특성을 고려해 기업지원 제도 설명 및 제안서 작성 지원, 인턴프로그램 활성화, 취업 및 업체설명회 등 기초적이고도 섬세한 코디네이터 업무로 원주 클러스터에 가장 필요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코디네이터란

 코디네이터(coordinator)는 사전적 의미의 ‘조정자’로 어떤 것이 잘 조화될 수 있도록 조언하고 조정하는 사람을 이른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애로사항을 파악해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코디네이터’는 전국 혁신클러스터 추진의 성공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전국 7개 혁신클러스터 시범단지에 업종별 전문가와 대학교수, 지원기관 전문가를 중심으로 코디네이터 자문단을 구성했다. 현재 산업단지별로 1∼2명의 수석 코디네이터가 위촉·배치돼 각각 30∼50명의 전문 코디네이터 활동의 조정과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물론 직접 현장을 돌며 기업의 애로사항을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다.

 중소기업이 애로사항을 상담신청하면 코디네이터가 파견돼 경영·기술자문을 해주고 소요비용의 90%인 최대 400만원까지 추진단을 통해 지원한다.

 올해 들어 산단공은 코디네이터 자문단의 확대운영 방침을 정하고 별도 지원부서를 만드는 한편, 대기업 퇴직 임원 채용 등 분야별 인력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또 지원부서 직원의 코디네이터화를 위해 교육 프로그램도 가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