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아웃(take out) TV’ 위성DMB가 지난해 5월 1일 본 방송을 시작한 지 꼭 1년이 됐다.
지난 1년간 위성DMB의 가장 큰 성과는 첫째, ‘개념으로서의 이동방송’이 ‘상품으로서의 이동방송’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이다. 위성DMB가 실제로 서비스되기까지 이동방송은 사실상 개념뿐인 서비스였다. 고정된 TV를 벗어나 언제 어디서나 방송을 볼 수 있다는 개념만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지하철·버스·공원·바닷가 어느 곳에서든 휴대폰으로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동방송이라는 뉴미디어가 국민에게 새로운 편리함을 제공하며 이제 우리 생활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둘째, 위성DMB가 산업으로서 순조롭게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위성DMB 가입자는 54만여명에 이른다. 보기에 따라 적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미국의 위성 디지털오디오(DAB) 사업자인 XM라디오는 2001년 9월 방송을 시작해 2002년 가입자가 30만명 정도였다. 또 이동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를 빌려 모바일방송을 제공하는 미국의 모비TV도 1999년 설립돼 최근에야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위성DMB와 지상파DMB의 가입자 합이 100만명을 넘어선 것을 보면 우리 이동방송 시장은 빠르게 형성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셋째, 위성DMB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점을 꼽을 수 있다. 티유미디어는 위성DMB 서비스에 필수적인 방송센터와 갭필러 구축 등에 수천억원을 들였다. 실제 방송센터에는 지난해까지 560억여원을, 중계기에는 약 200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도 수백억원을 더 투자할 계획이다. 위성DMB 서비스 실시로 인한 단말기 제조업체의 투자까지 생각한다면 그 경제적 파급효과는 막대하다. 그리고 위성DMB 플랫폼이 외국에 보급되면 관련 장비 수출효과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지난해 위성DMB 관련 주식들이 테마를 형성하며 상승했고 이는 증권시장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위성DMB의 성과는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유수의 경제연구소, 주요 신문사 등이 지난해 가장 주목받은 상품이자 서비스로 위성DMB를 꼽았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한 해 외국 방송사와 통신사 전문가그룹 120여팀이 티유미디어를 방문했다.
하지만 위성DMB의 미래를 무조건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위성DMB 가입자 가운데는 첨단기술에 대한 이노베이터(innovator)가 많다. 이들을 넘어서 매스마켓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우선 핵심 콘텐츠 확보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대중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지상파방송의 재송신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연구보고서에도 위성DMB 이용자 78.3%가 재송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동방송 전용 콘텐츠 개발도 필수다. 현재 자체 운영중인 채널 블루에서 다양한 방송을 내보내고 있지만 새로운 매체환경에 어울리는 콘텐츠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이와 함께 지상파DMB 등 다른 뉴미디어와의 관계를 발전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현재 이동방송시장을 새롭게 개척해 가고 있는 위성DMB와 지상파DMB는 단순한 경쟁관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상파DMB는 무료의 보편적 서비스를, 위성DMB는 유료의 다채널 방송을 하면서 이동방송 시장을 함께 키울 수 있는 보완적 관계다. 향후 등장하게 될 매체와도 과도한 경쟁보다는 상생하면서 방송시장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위성DMB 서비스 시작 1년을 맞이해 한국 방송사업에 대한 자부심과 각오를 새롭게 한다. 위성DMB는 외국보다 앞선 혁신상품이며 그 비즈니스 모델에 많은 찬사를 받아왔다. 이런 위성DMB의 활성화를 통해 이동방송 시장, 나아가 방송산업 전반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티유미디어는 다른 매체와 협력하고 경쟁하며 한발 한발 앞으로 내디딜 것이다.
◆서영길 TU미디어 대표 yksuh@tu4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