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TV(PDP·LCD)가 저가·대화면화 및 디지털 방송으로의 이행 등 환경변화에 힘입어 미국·일본시장에서 브라운관(CRT) TV를 제치고 주력 제품군으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해 일본시장에서는 평판TV가 이미 CRT TV를 제치면서 ‘가전 필수품’으로서 보급 확산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TV시장에서 평판TV 가격은 2년 전에 비해 40% 이상 하락했다. 불과 몇 달전까지 ‘1인치=1만엔’이 화두였던 만큼 가격 하락이 거세게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기존 30인치대에서 40인치 이상 대형 제품에도 판매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해까지 일본 평판TV 시장 주력이 32∼37인치 전후였다면 올 봄 월드컵 대목기에 들어서면서 40∼45인치가 날개돋힌 듯 팔리고 있다. 이 신문은 현재 17%인 미국내 평판TV 보유 세대 비율이 연내 25%, 내년에는 32%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주 미국가전협회(CEA:Consumer Electronics Association)가 전망한 미국내 평판TV 판매 전망도 낙관이다. 협회가 내놓은 ‘디스플레이 기회:현재와 미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평판TV를 보유한 소비자는 전체의 17%에 불과하지만 전체 소비자 가운데 49%는 다음 TV 구입시에는 평판TV를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일본시장 2년간 40% 하락=일본 평판TV 시장 확대는 급격한 가격 인하가 배경이다. 시장조사기관인 GfK재팬에 따르면 화면 크기 26인치 이상 제품의 평균 판매가는 최근 2년 동안 40% 이상 떨어졌다. 가전양판점에서는 지난 해 말 30만엔 이상하던 37인치 LCD TV가 25만엔 전후로 내려갔다. 40만∼45만엔이 주류였던 40인치 LCD TV 가운데에서 30만엔을 깬 제품도 등장했다.
특히 종합 슈퍼마켓이나 대형 할인점,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는 인치당 1만엔을 크게 밑돈 독자 기획 제품이 판매되고 있어 이에 자극받은 대형 TV업계가 중국이나 대만에 위탁생산까지 검토하고 있다.
◇미국도 보편화 눈앞=미국시장에서도 평판TV의 보편화는 머지 않아 보인다. CEA의 연구보고서는 소비자들이 전통적인 브라운관TV에서 평판TV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큰 흐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소비자들은 또 TV에 투자하는 비용도 기꺼이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소비자들은 기존 TV구입에 평균 783달러를 썼지만 다음TV 구입시에는 966달러를 지출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CEA는 파악했다. 평균적인 소비자들은 액세서리 구입에 176달러를 사용할 예정이어서 전체 TV관련 액세서리 시장도 올해 5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CEA의 업계 분석 책임자 션 와르고는 “현재 TV 출하 규모를 볼 때 평판TV는 전체 시장의 36%를 차지하지만 이처럼 가격하락이 지속된다면 수요가 늘면서 2009년 평판보급비율이 63%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말엔 더 떨어진다=가전 필수품처럼 되버린 평판TV는 앞으로도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반면 성능은 날로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 가전업계는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대형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데 가격 뿐만 아니라 고화질, 고음질 등 성능과 사용방법이 편한 제품이 대부분이다. TV업계에서는 연말까지 평판TV 가격이 5∼10% 정도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PDP TV 세계 최대업체인 마쓰시타전기산업은 “가격 하락을 대량 생산·대량 판매로 커버할 것”이라며 연내 PDP TV의 두자릿수 가격 하락을 시사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일 평판TV(PDP·LCD) 판매량과 평균판매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