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스닥 SW업체 급감, 이대로 둘 것인가

 정부가 u-IT839 전략의 3대 인프라로 소프트웨어(SW)를 포함시켜 적극 육성하고 있지만 코스닥시장에서 SW업체들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니 큰일이다.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아 우리가 아무리 IT인프라를 잘 구축해 놔도 SW가 부실하다면 IT강국으로 제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 정부가 u-IT839 전략 인프라에 SW를 포함시킨 것은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 형편에서 창의력과 아이디어만으로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이 바로 SW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우리 정책목표와는 달리 코스닥 시장에서 지난 4월 말 현재 순수 SW 개발업체는 13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 4월 말 기준 62개 업체였던 것에 비하면 무려 49개 업체가 감소한 것이다. SW업체가 급감한 이유는 상당수가 경영난을 벗어나기 위해 주력 아이템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코스닥 시장에서 SW업체가 줄어들기만 한다면 장외 SW업체의 증시 상장은 더욱 어려워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정부가 아무리 SW산업 육성책을 내놓고 정책을 추진해도 성과를 거둘 수 없다. 해당 SW업체 처지에서는 경영이 나빠지면 생존을 위해 주력 업종을 변경할 수밖에 없다. 이미 상당수 업체가 주력업종을 바꿨다고 한다. 심지어 한때 SW로 코스닥 황제주로 등극했던 모 업체조차 최근 하드웨어와 유통사업으로 주력사업을 변경했다니 업체의 경영난을 짐작할 만하다. 코스닥 SW업체가 매년 실적부진에 시달리면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업종을 변경한 것이 업체 수가 급감한 가장 큰 이유다.

 잘 아는 것처럼 SW산업은 차세대 성장동력의 핵심이다. 제조업 공동화가 심각해지는 이때 SW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면 산업 고도화는 물론이고 최근의 심각한 청년층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우선 장외 대표주들이 하루빨리 코스닥 상장을 추진해 코스닥 시장의 질적 변화를 꾀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해당 SW업체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가능한 일이다. 지금 우리가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라지만 사용하는 SW는 외산이 더 많다. 기업이 기술을 확보하고 인사나 마케팅·장기전략 마련 등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야 코스닥에 쉽게 상장할 수 있다. 유통질서도 확립해야 할 일이다. 불법복제를 근절하고 정품을 사용해야 SW업체가 성장할 수 있다. 정부도 SW산업 육성을 위해 기술개발과 해외시장 개척, 인프라 구축 등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특히 대기업의 부당 하도급 문제는 하루빨리 해소해야 할 일이다. 법적·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 더는 중소 SW업체가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행정기관은 우수 국산제품 사용을 확대하고 제값 주고 구입하는 관행도 정착시켜야 한다. 이 밖에 기술지원센터 등 개별 업체가 자체 해결하기 어려운 업계 공동의 문제가 있다면 정부가 앞장서 해소해 주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밝힌 것처럼 2010년에 매출액 3000억원 이상의 세계 100대 SW기업에 국내 기업 5개가 들게 하고 나스닥에 4개 업체를 상장시킨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국내 SW업체가 경영난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등장한 고용 없는 성장을 타개하고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서도 SW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할 일이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 노력과 함께 정부가 SW산업 발전전략과 SW 공공구매 혁신방안으로 제시한 정책기조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때 코스닥 등록 SW업체는 늘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