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텔`의 한국내 행보는?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 빅뱅을 예고한 미국의 루슨트테크놀로지스와 프랑스 알카텔의 합병회사인, 이른바 ‘루카텔’의 행보에 국내 통신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아 합병의 주도권을 어느 쪽에서 가지느냐에 따라 시장에 대한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은 6개월 이후로 예상되는 루카텔 출범 후 한국 지사 운명. 또 양춘경 사장(루슨트)과 김충세 사장(알카텔)의 거취와 함께 누가 합병 지사를 이끌 것인가도 주목의 대상이다.

 세계적인 세력 구도를 볼 때 루슨트는 북미, 알카텔은 유럽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태지역에서는 지역별로 세가 갈리고 있다. 업계는 일본과 한국의 경우 루슨트가 인력과 영업구조 면에서 알카텔에 앞서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알카텔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적어도 아태지역에서는 루슨트와 알카텔의 세가 팽팽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합병을 주도하는 측이 알카텔이기 때문에 대체적인 분위기는 알카텔이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합병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각 지역 특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진단이다.

 지난 79년 AT&T 최초의 해외 지사로 설립된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는 현재 서울과 부산 등에 2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보다 2년 앞선 77년부터 국내 최초의 전자교환기를 공급하며 활동을 시작한 알카텔은 99년 한국 법인을 설립했고 현재 57명이 근무하고 있다. 미국의 루슨트와 프랑스 알카텔은 지난달 2일 공식적으로 합병을 발표한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비 시장의 빅뱅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도 업계 판도 변화에 관심이 가지만, 두 회사가 한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조직의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