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지역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시장을 여는 ‘실크로드’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성전자·도시바·NEC·TCL 등 세계 유력 IT업체들은 동남아시아연합(ASEAN) 국가들을 대(對) 인도 수출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잇따라 생산기지를 늘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최근 ASEAN이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무관세로 수출이 가능해 짐에 따라 회원국인 싱가포르, 태국 등지의 공장을 신설 또는 확충하고 나섰다.
ASEAN은 전통적으로 한·중·일 등과의 교역이 활발해 글로벌 기업들의 동북아권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돼 왔다.
이같은 글로벌 IT기업의 움직임은 중국에 이어 거대시장으로 급부상한 인도로 가는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미를 지닌 것으로서 잇따른 신규 공장 설립을 예고하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 달 태국 공장에서 생산한 냉장고와 세탁기를 인도에 처음 수출했다. 조만간 전기밥솥도 생산해 인도에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NEC는 싱가포르에서 만든 반도체를 인도에 공급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는 본격적인 수출에 나선다.
삼성전자의 경우 태국에서 생산하는 전자레인지를 인도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며 라인 증설을 검토 중이다. 또 중국의 TCL도 태국 브라운관(CRT) TV 공장의 생산 제품을 인도에 수출하는 것이 올해 중요한 검토 과제라고 밝혔다.
이처럼 세계 IT기업들이 동남아시아를 인도 수출 거점으로 삼는 이유는 이미 20여년 이상 기업들이 동남아에 투자를 지속해와 부품 제조에서 조립에 이르는 생산 전 과정이 확립돼 있다는 매력 때문이다.
FTA 체결도 큰 요인 가운데 하나다. 태국과 인도는 지난 2004년 9월부터 조기 실시장치로서 82개 품목에 대해 관세를 철폐했다. 싱가포르와 인도는 지난 해 8월 경제제휴협정을 발효했다. 우선 냉장고, CRT TV 등을 관세 10% 삭감에서 시작해 향후 4년 동안 관세를 완전 제로로 하는 안에 합의한 상태다.
ASEAN을 통한 인도 수출의 성과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소니는 지난 해 10월 저소음 CRT TV를 인도시장에 내놔 6개월 동안 4만대 이상 판매했다. 싱가포르에서 생산한 이 제품은 태국 공장에서 완성품으로 조립돼 인도에 수출되고 있다. 현재 소니의 태국 TV 공장에서 생산된 약 60%가 인도시장에 투입된다.
국제협력은행에 따르면 FTA 체결 이후 태국의 대 인도 TV 수출은 지난 2003년 30만 달러에서 지난 해에는 97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총 무역량도 2005년에만 전년 대비 37% 증가한 28억7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또한 싱가포르도 지난 해 대 인도 총 무역량이 2004년 대비 43% 늘어난 276억3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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