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DVD]5월 2주

  유령 신부

‘크리스마스의 악몽’ 이후 팀 버튼이 13년 만에 선보이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유령 신부는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독특하고 기괴한 상상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이다. 한 남자가 실수로 시체에게 청혼하고, 이후 시체 여인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연민의 정을 느낀다.

  작품 속에서는 죽은 자와 산 자의 세계가 자연스럽게 공존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죽은 자의 세계는 생기 넘치고 발랄한 반면 산 자의 세계는 침울하고 조용하게 묘사된 것이다. 살아있는 사람의 세계는 색이 빠진 모노톤으로 표현됐고, 시체들의 세계는 녹색, 주황색 등의 화려한 조명이 강조됐다. 이런 역설적인 대비를 통해 팀 버튼은 우리에게 삶과 죽음 그리고 그 경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한다.

영상은 1.85 대1 아나모픽 와이드 스크린이다.

게이샤의 추억

‘게이샤의 추억’은 매우 독특한 영화다. 게이샤라는 일본의 특수한 문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자본과 제작 인력은 할리우드에서 끌어왔고, 주인공인 게이샤는 중화권 여배우인데다가 극중 대화는 영어로 진행된다. 영화의 배경이 이토록 복잡하다보니 보기도 전에 거부감이 생기는 것은 동아시아인으로서 당연한 감정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영화 자체는 어떨까. 일단 게이샤의 추억은 무척 화려한 영화다. 할리우드의 과감한 베팅으로 일본식 마을 하나를 통째로 지은 세트와 한정된 공간과 시간 에서 사계절을 표현하기 위해 오픈 세트 천장을 덮은 실크 필터의 사용이 그 예다. 이런 물량 공세에 힘입어 영화 속 930년대의 일본은 무척이나 독특한 빛깔을 띠고 있다.

앙코르

자니 캐시라는 컨트리 가수의 인생을 다룬 전기 영화 ‘앙코르’. 국내에서 자니 캐시의 지명도는 낮지만 5,000여만 장의 앨범 판매와 열한 차례 그래미 수상이 보여주듯 미국 국민에게 그는 대중음악계의 전설이다. 영화 속에서 언뜻 볼 수 있듯 그는 엘비스 프레슬리나 제리 루이스 같은 신화적인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로큰롤 음악에서 엘비스 프레슬리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듯이 컨트리 음악의 발전과 유행을 말하면서 자니 캐시를 언급하지 않기란 매우 힘들다.

영화 앙코르는 위대한 음악인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담은 뛰어난 전기영화임에 틀림없다. 2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DVD는 미국에서의 흥행과 골든 글러브, 아카데미 수상이란 든든한 후광을 입고 꽤나 꼼꼼한 만듦새로 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