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시대 맞이한 디지털보안기기](하)과제와 전망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영국인들보다 먼저 마주친 것은 런던시민 14명당 하나꼴이라는 무수한 감시카메라였다. 비행기 입구에서 공항 출구를 빠져나올 때까지 마주친 카메라만 100개는 족히 됐다. 촬영중임을 알리는 안내간판을 설치하거나 카메라가 찍는 화면을 직접 LCD로 보여줘 몰래하는 감시가 아니라 정당한 기록임을 강조한 점 등은 우리도 배울만 했다.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영국인들보다 먼저 마주친 것은 런던시민 14명당 하나꼴이라는 무수한 감시카메라였다. 비행기 입구에서 공항 출구를 빠져나올 때까지 마주친 카메라만 100개는 족히 됐다. 촬영중임을 알리는 안내간판을 설치하거나 카메라가 찍는 화면을 직접 LCD로 보여줘 몰래하는 감시가 아니라 정당한 기록임을 강조한 점 등은 우리도 배울만 했다. 

IFSEC2006에선 IP네트워크가 보안솔루션에 무한한 확장성을 더하면서 만들어진 시장의 변화가 감지됐다. 그중 하나가 대형사업자의 시장참여. 하니웰 시큐리티 앨런 한 아태지역 부사장은 “보쉬, 타이코, GE 같은 대기업들이 보안산업에 투자를 늘리면서 IP기반, 통합솔루션 제품이 많아졌고, 테러·전쟁의 위협에서 안전한 사회를 구축하고자 하는 정부의 대규모 투자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술집약형 모델로 펠코, 하니웰, GE 등 대형사업자의 첨단솔루션 아웃소싱 창구로 성장해온 국내 기업의 입장에서도 대형화는 불리할 게 없다. 하지만 제2의 성공기를 쓰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P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보안, 방재, 자동제어 등이 하나의 통합시스템으로 묶이고 토털솔루션을 원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에 제대로 적응하기 위한 경험과 마케팅파워가 부족한 약점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5년전 디지털 성공신화와 다른 점은 우리 뿐 아니라 참가 업체 대부분이 IP 트렌드를 쫒고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서비스 모델과 강력한 R&D파워, 막강한 가격경쟁력으로 무장한 대만, 중국업체의 도전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중국 HIK비전은 100여명의 연구인력을 통해 개발한 네트워크DVR, 비디오서버 등을 내놓으며 국내 기업들과 똑같은 목표를 설정해 위협요소로 떠올랐다. 대만업체들도 소규모 상점이나 가정에서 사용하는 IP기반 보안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독립된 단일품목을 파는 이른바 박스(Box) 사업이 아니라 서비스와 결합된 통합솔루션을 파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설창훈 컴아트시스템 사장은 “이제 DVR 업체들도 서비스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홍순호 아이캔텍 사장은 “업체들이 제품 뿐 아니라 솔루션을 가지고 있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통합 추세에 맞는 솔루션을 개발해 확보하고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마케팅 능력이 더해질 때 업체들의 대형화,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100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한단계 성장하려면 마케팅력과 자금력, 대형사업 경험이 필수적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렇게 해서는 통합솔루션을 안정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앞으로의 트렌드에 적응하기 힘들다. 대형사업 경험이 적은 것은 공공사업의 부재도 한몫을 했다. 김영달 아이디스 사장은 “앞으로 애플리케이션별로 필요기술이 달라지고 통합의 중요성이 커지는데 국내 기업들은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해본 경험이 부족한게 약점”이라고 지적하고 “정부나 군이 주도하는 대형 공공사업사이트를 통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은 정책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한국전자산업진흥회는 이번 전시회에서 국내 업체들이 2억 4000만달러의 상담 실적과 7000만달러의 계약액(예상)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