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MEMS를 성장 전략산업으로 키우자

[열린마당]MEMS를 성장 전략산업으로 키우자

 사람 머리카락의 절반 정도 굵기밖에 안 되는 초소형 모터, 환자 몸 속에 들어가 환부를 치료하는 초미세수술용 기계 등 1 미크론(1000분의 1㎜)에서 1㎜ 크기에 이르는 초소형 시스템을 만드는 MEMS(Micro Electro-Mechanical System)가 21세기를 주도할 핵심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MEMS 기술의 역사는 20년도 안 된다. MEMS는 기존 첨단기술에 비해 그 역사는 짧지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산업혁명을 이끌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러한 점을 반영해 미국·유럽·일본 등 기술선진국은 지난 80년대 초부터 MEMS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대형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뿐만이 아니다. 특허출원으로 자국의 원천기술을 지키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마이크로 단위의 전자와 기계가 하나로 결합하며 탄생한 MEMS는 이제 ‘제2의 산업혁명’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듯싶다. MEMS는 현재 화학·생물·의학·기계·전자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산업분야에서 그 응용부문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MEMS의 시장규모는 상상하지 못할 만큼 커질 것이다. MEMS는 이처럼 산업적 잠재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기본기술로서, 발전하게 되면 전자·기계·생물·화학·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MEMS는 이제 차세대 핵심기술로 부상할 게 틀림없다. 이 분야에서 뒤떨어지면 다른 여러 분야에서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21세기 첨단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MEMS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 사력을 집중해야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MEMS 기술은 많은 사람이 더욱 쉽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하고, 인간으로 하여금 첨단 복지사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기존 기계부품이 MEMS 공정을 거쳐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면 MEMS가 국가 기술산업의 근간이 될 게 분명하다. MEMS 공정을 거친 부품이 없이 우리나라가 4대 차세대 중점기술 분야로 선정한 정보기술(IT)·환경기술(ET)·생명공학기술(BT), 그리고 나노기술(NT)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 이 때문에 MEMS 기술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주도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반도체 제조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기존 인프라를 잘 활용해야 하고 국가·학계·산업계 모두가 힘을 합쳐 중단 없는 투자를 이뤄내야 한다. 여기에다 우수한 MEMS 기술자를 지속적으로 배출하고 업체 간 전략적인 제휴와 국제 표준화 주도에도 발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나라가 세계 거대시장으로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MEMS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 나갈 것으로 믿는다.

 MEMS 기술 중에서 특히 디스플레이 시스템(MDS) 분야를 눈여겨볼 만하다. 이 기술은 기존 액정표시장치(LCD)의 핵심인 편광판과 배향막·액정 부분을 하나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소기계소자로 대체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복잡한 제조공정을 단순화함으로써 제조원가를 절반으로 줄이는 등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 제품 활용대상도 휴대폰에 사용되는 초소형부터 경기장의 대형 전광판까지 다양하다.

 그런 점에서 MDS 기술이야말로 앞으로 단일품목으로는 세계 최대 시장을 형성할 수도 있다. 오는 2010년이 되면 우리가 전략산업으로 내세우는 반도체 시장을 앞서는 새로운 성장전략 산업으로 커질지도 모른다.

◆이대우 티엠테크 부회장 dwlee@tm-tech.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