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방송위원 선정과 맞물려 통·방융합추진기구 구성이 늦춰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설립될 방송통신위원회가 단일 규제기관의 위상을 찾으려면 방송발전기금을 자체 예산으로 책정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송발전기금은 지금까지 방송위원회가 자체 운영비나 예산으로 직접 기획·할당해 관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예산 편성·집행의 투명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16일 정보통신법포럼(회장 류지태)이 ‘방통융합시대 규제기구 정립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5월 월례포럼 주제 발표에서 유의선 교수(이화여대)는 이같이 주장하고 특히 “방송·통신 단일 규제기구가 제기능을 수행하려면 위원 구성에서도 대표성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며 현행 방송법 제21조 1항의 대표성 조항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통합 규제기구의 독립성과 더불어 위원 및 직원의 윤리성도 강화돼야 한다”며 “공무원에 준하는 윤리규정을 도입하고 상임위원과 사무국 직원 지위 역시 공무원 신분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원 교수(서강대)는 우리나라가 통·방융합 기술·서비스는 앞서 있는데도 제도정비는 선진국에 한참 뒤처져 있다며 조속한 법령 개편을 촉구했다. 현 교수는 “융합 미디어 환경을 위해 미국과 유럽은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최근에는 일본과 동남아 일부 국가도 제도 정비를 마무리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규제완화와 시장경쟁 촉진을 통한 이용자 복지 증진에 근본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현 교수는 각국의 통·방융합 단일 규제기구는 자국 환경에 맞게 돼 있지만 ‘탈규제’ 경향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조직구성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방송통신위원회의 기능에 대해서는 “규제를 전담하는 단일 규제기구(위원회)와 정책을 총괄하는 정부조직의 이원적 구조가 대안”이라며 “그러나 이때 정보통신부의 일방적인 기능축소가 불가피해 과학기술부·문화관광부·산업자원부에 산재한 정보통신 관련 정책을 흡수·통합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