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DPA 세계 첫 상용화 의미…"꿈을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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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중에도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상용 서비스가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시작됐다.

 SK텔레콤(대표 김신배)은 고속 대용량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HSDPA 상품인 ‘3G+(플러스)’를 출시, 전국 25개 주요 도시에서 서비스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은 세계 처음으로 HSDPA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게 돼 차세대 이동통신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렸다. 특히 SK텔레콤에 이어 KTF도 내달부터는 HSDPA 방식의 전국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어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급격히 3세대(G) 이동통신 시대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상진 정보통신부 통신이용제도팀장은 “우리나라가 세계 처음으로 HSDPA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IT 코리아의 위상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면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CDMA가 지난 10년간 변화·발전을 거듭하면서 IT 코리아의 성장 견인차가 됐다면, 이제 HSDPA/WCDMA는 과거의 성공을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끌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상용화 의미=HSDPA는 기술 진화 단계를 볼 때 기존 2G 이동통신이나 ‘릴리스3, 4’ 기반의 WCDMA와도 확연히 다르다. 가히 이동통신 세대 변화로 부를만큼 HSDPA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데이터 전송 속도다. HSDPA는 최적화된 환경에서 기지국으로부터 단말기로 데이터를 내려받는 속도가 이론상 14.4Mbps에 달한다. 당장 이번에 SK텔레콤이 상용화한 HSDPA는 단말기 기술의 한계 때문에 이론상 1.8Mbps 에 그치지만, 이 정도로도 유선 초고속인터넷과 비교하면 VDSL 수준에 버금간다.

 KTF가 내달 출시하는 HSDPA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우선 올해 첫 상용화에서는 1.8Mbps의 다운로드 속도에서 출발해 내년 초에는 3.6Mbps, 내년 말에는 7.2Mbps, 오는 2008년께면 최대 14.4Mbps까지 구현할 예정이다.

 HSDPA는 이전 2G 서비스와 질적으로도 다르다. 유선의 전화선이나 케이블망이 IP 네트워크로 진화하고 있는 것처럼, HSDPA는 이른바 무선의 ‘올IP’ 환경의 신호탄이다.

 당장 음성 통화만 해도 무선 VoIP 서비스가 가능하고, 복잡다단한 유무선 데이터 서비스도 HSDPA 상에서는 IP 기반으로 연동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도 종전과 차원이 다르다. 앞으로 영상 통화는 기본이고, 영상 채팅·영상 컬러링·영상 사서함 등 다채로운 부가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구현한 가입자인증모듈(USIM)카드 기능도 상상 이상이다. SK텔레콤은 USIM카드를 통해 글로벌 자동 로밍을 지원하는 한편, 교통카드·멤버십·쿠폰 등 금융 컨버전스 서비스도 단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소비자들로선 다양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체험하게 되고, 데이터 전송 속도가 크게 늘어난 만큼 앞으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 요금도 비교적 저렴해질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시장 경쟁 촉발할 듯=SK텔레콤에 이어 조만간 KTF의 가세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빠르게 3G로 발전해 갈 전망이다. KTF가 기존 2G 시장의 열세를 3G 환경에서는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TF는 당초 예상보다 약간 앞당겨 내달 HSDPA 상용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또 상반기 45개시 상용화 계획에서 한 발 더 나아가 50개시(인구 기준 79.5% 커버리지)에서 시작하기로 했고, 연말까지는 전 인구의 91%를 커버할 수 있는 84개시 망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부터 SK텔레콤과 KTF의 본격적인 3G 시장 경쟁이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사는 각각 4∼5종의 단말기를 신규 출시하기로 했으며, 보조금도 30만원 안팎으로 2G 이동전화 가격과 유사하게 책정해 소비자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요금도 음성 통화·데이터 통화료는 기존 2G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는 한편, HSDPA만의 장점인 영상 통화는 다양한 프로모션 요금제를 도입해 시장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함께 국내 단말기 시장도 빠르게 3G 분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단말기를 내놓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팬택계열도 조만간 3G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연말까지는 사별로 3∼4종의 HSDPA 단말기가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안승윤 SK텔레콤 비즈전략실장은 “HSDPA 서비스는 고품질의 영상 통화가 가능하고 고속 데이터 서비스, 편리한 글로벌 로밍 등 장점이 많아 연내 3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글로벌 이동통신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음은 물론이고 새 비즈니스 기회도 생겨날 것”으로 기대했다.

 박승정·서한기자@전자신문, sjpark·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