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고객을 체험하라](https://img.etnews.com/photonews/0605/060519015217b.jpg)
“콜센터에 전화하니 해당 부서로 전화하라, 해당 부서로 전화하면 다른 부서로 돌리고, 그 부서에서는 담당 직원이 자리에 없다고 다른 직원에게 또 돌리고…. 다섯 번째입니다, 다섯 번째!” 지금은 거의 모든 콜센터에서 원스톱 원콜을 실천하고 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콜센터에 대한 이 같은 불평은 흔했다.
고객의 가치를 공유하고 이것을 유지 또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고객 만족경영의 목적이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 중 하나가 고객관계관리(CRM)다. 이를 통해 고객 정보를 통합, 한곳에서 파악하는 체제가 실용화되기 시작했다.
고객 정보의 통합과 고객 만족의 극대화를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콜센터의 발전을 들 수 있다. 과거의 콜센터는 접수 중심이었다. 그러나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애환을 같이하는 콜센터는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라 서비스 창조자로 부상하고 있으며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
콜센터의 성공적인 사례로 사우스웨스트항공(SWA)을 들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한 항공업계에서 연속 흑자를 내고 있는 SWA는 철저한 저운임과 운행시간의 정확성, 많은 비행횟수를 특징으로 하는 ‘SWA 방식’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그것 말고도 고객에게 ‘즐거운 놀라움’을 선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들은 항상 ‘와우!’ 하고 놀랄 정도의 경험을 고객에게 선사하자는 것이 모토인데 독특하고 기발한 방식으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콜센터에 전화를 건 고객이 듣게 되는 안내 메시지다. “30초가 지나도록 담당자와 연결되지 않은 고객은 8번을 눌러 주십시오. 그렇다고 빨리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기분은 좋아질 것입니다.” 그 전화에선 유머가 들리며 지루하게 기다리던 고객은 웃으며 끝까지 담당자를 기다린다는 것. SWA는 고객들이 요구하는 여러 가지 가치를 찾아내어 시장을 확보하고 있으며 그러한 과정의 한 지점에 CRM과 콜센터를 통한 철저한 고객연구가 있었다고 한다.
고객 만족도 조사 PC서버 부문에서 4년 연속 세계 제1위, AS 만족도 조사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델은 시사하는 바가 더 명확하다. 전 세계 모든 기업의 고객서비스 선례가 되고 있는 델은 주문생산·직접판매라는 독자적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세계 최고의 PC 브랜드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이 비즈니스 모델은 효율화나 비용절감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한 수단, 즉 철저한 고객지향적인 경영방식의 결과로 탄생했다.
델은 고객 만족도를 나타내는 독자적 컨셉트로 ‘고객 체험’을 경영목표의 핵으로 삼고 있다. 컴퓨터 구입 검토에서 문의·발주·배송·설치·AS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최대의 만족을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조달청도 지난 2002년 나라장터의 개통과 동시에 콜센터를 개소했다. 그리고 2004년 정부기관 최초로 웹콜센터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콜백(전화예약) 서비스 등 민간기업 못지않은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또 15만 조달업체와 3만여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정부기관 최초로 CRM시스템을 구축했다.
웹콜센터는 사용자 수가 한정돼 있지만 사용자 개인에 대한 효용성은 매우 크다. 전자조달시스템을 위한 컴퓨터 사용 설명은 전화와 e메일로는 쉽게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직접 찾아와서 설명을 듣겠다는 고객을 위한 배려로 시작됐다. 전문 상담원 40명, 계약 전문관 9명이 1인당 하루 평균 110콜 이상을 상담하고 있는 조달청 콜센터는 SWA의 유머서비스만큼은 아니더라도 최근엔 아나운서 강수정씨를 나라장터 홍보대사로 위촉해 콜센터 일일상담원으로 활동토록 하는 등 고객이 즐겁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서고 있다.
최근 전 직원이 일일 상담원이 되어 ‘고객 체험’을 하고 있다. 고객, 일일 상담원, 업무 담당자의 3자 통화방식으로 전문 상담을 제공하는 한편 고객의 요청을 직접 듣고 답하며 서비스 개선을 위한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고 있다. ‘서비스가 즐거운 콜센터, 말이 통하는 조달청’이 우리의 목표다.
◇박혁진 조달청 차장 parkh@pps.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