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포럼]CRC 지원사업에 대한 제언](https://img.etnews.com/photonews/0605/060519015235b.jpg)
우리 경제가 제조업에서 지식 기반을 거쳐 문화 기반 경제로 발전하면서 문화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지방 자치단체에서 문화산업을 발전시켜 지역경제 선진화를 추구하는 예에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문화산업은 수도권과 대도시 편중현상이 심각하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문화산업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정책적 배려가 없으면 수도권·대도시와 지방 중소도시의 격차는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문화산업 균형 발전을 위한 정책이 절실하다. 이는 문화관광부에서 추진중인 지역문화산업연구센터(CRC:Culture Research Center) 지원사업이 달성해야 할 정책목표다.
시장에 정부가 개입해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CRC 정책의 조건은 첫째, 일정기간 정부의 지원 후에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둘째, 정부 지원 효과가 구체적으로 측정 가능해야 하고 셋째, 지역 산업·경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다른 정책과 차별성을 두고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정책 입안에서 가장 먼저 고려할 점은 자체 수요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대부분의 산업과 달리 수요가 부족한 지방 문화산업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하는 문제다. 문화산업 수요는 인구에 기초하므로 인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방에서 자체 수요만을 바탕으로 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관광산업과 연계해 외부 수요가 유입되도록 하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 런던이나 뉴욕의 뮤지컬 관객 과반수가 해외 관광객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CRC 지원정책은 지역 문화공간과 연계한 문화상품을 개발해 지역 이미지와 브랜드를 제고하면서 관광 등 인접산업과 시너지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현재 영월의 김삿갓, 보령의 머드, 단양의 온달, 전주의 한지, 익산의 미륵, 남원의 춘향, 강진의 청자, 화순의 고인돌, 안동의 탈춤, 하동의 청학골, 제주도 삼별초 등 많은 지방 축제 및 지역의 브랜드를 개발하는 사업이 진행중이다.
이러한 사업 효과를 증폭시키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이들 소재를 영화·애니메이션·뮤지컬·캐릭터 등의 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켜서 외부 관람객을 유치하는 지역 문화산업 정책을 들 수 있다. 이렇게 개발한 문화상품 중에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확보하는 성공작품이 나올 수 있다.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입각해 전국적인 지명도를 확보한 제품을 극장용 영화·TV 시리즈·극장용 애니메이션 등 블록버스터급 문화상품으로 제작하도록 지원하고, 향후 국제적 브랜드를 확보하도록 국제화 분야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
지역에서 개발한 문화상품이 전국적·국제적인 브랜드를 확보하면 라이선싱 등으로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해지므로 정부 지원이 종료되더라도 사업을 계속할 수 있다. 또 이 사업으로 개발된 문화상품의 매출, 고용효과, 투자효과 등 정부 지원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효율적인 정책 달성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지역의 문화공간과 연계된 문화상품의 개발은 다른 지역 개발정책과는 분명한 차별성을 지니고 있고 관광 등의 연관산업과 시너지를 발휘하므로 앞서 제시한 정부정책 개발의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게 된다.
이러한 정책이 실행되면 지역 문화산업이 발전해 지역 주민은 문화상품을 향유하면서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고 직간접적으로 고용이 증진되며 관광산업 등 인접산업이 활성화된다. 수도권 등 외부 주민에게도 지역 문화산업 발전은 다양한 문화상품을 누릴 수 있는 효과를 주므로 이 정책으로 발생하는 부정적인 측면은 찾기 힘들다.
이는 부작용 없이 지역적으로는 지역 주민 생활 향상과 경제발전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정책이며, 전국적으로는 지역 균형 발전 및 문화산업의 다양성을 진전시키는 정책이 될 것이므로 적극 추진할 것을 제언한다.
◆김준호 마인드브랜치아시아퍼시픽 부사장 michael@mindbran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