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기업용 SW업체인 독일의 SAP를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미국의 IBM·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3개 뿐이며, 자사 주주들이 원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발언이 SAP의 공동창업자이자 대주주의 입에서 나왔다.
이는 SAP를 매각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SAP의 고위 관계자가 이처럼 매각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경쟁사인 오라클은 제외=SAP의 공동창업자이자 대주주인 핫소 플래트너 SAP 자문위원회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 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를 인수하려고 할 만한 기업은 IBM·MS·구글 3곳 뿐”이라며 “주주들이 독립이 아니라 결합(매각을 의미)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면 이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FT 독일어판 19일자(현지시각)에 보도됐다.
그는 SAP의 IBM과의 합병 시나리오에 대한 질문에 “나는 (두 회사 사이에) 아무런 얘기가 없었기 때문에 어떤 루머도 시작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며 “그러나 내가 그들(IBM)을 너무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시나리오를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IBM은 SAP의 기술 및 컨설팅 협력사다.
2년 전 MS는 SAP에 인수 협상을 위해 접근한 적이 있지만 SAP의 고위 MS가 유럽연합(EU)에서 오랫동안 경쟁 문제로 조사를 받으면서 이 같은 논의를 조기에 종결됐었다. 그러나 그는 SAP의 경쟁사인 오라클과의 인수합병 논의는 상상하지 않았다.
◇전망=그는 SAP에 대한 인수나 합병은 하나의 선택이며, 인수 제안은 영리적인 문제일 뿐 감정적이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유럽의 IT 기업들이 과거에 지나치게 국가 본위의 생각을 가지고 소규모 시장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미국의 경쟁사들과 겨루지 못해 왔다고 말했다. 사실 프랑스의 불(Bull)과 이탈리아의 올리베티(Olivetti) 등 SW 업체들은 각사의 국내시장에서는 1위지만 세계시장에서는 여전히 미국 기업들에 의해 압도당하고 있다.
SAP를 인수하는 것은 대부분의 기업에 엄청난 부담이자 확장의 기회가 될 것이다. SAP는 세계 최대 기업용 SW 업체로 시가총액이 510억유로(652억달러) 이상이고, 전세계 50개국 이상에 직원 3만6600명 이상을 두고 있으며, 엄청난 조직적 성장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플래트너는 지난 1972년 4명의 전 IBM 직원들과 함께 SAP를 설립했으며, 현재 지분 12%를 갖고 있다. 특히 그는 창업자들과 재단들을 통해 SAP의 지분 약 32%를 제어하고 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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