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테라비트 용량의 메모리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EE타임스가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IBM은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연구소에서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술을 기반으로 테라비트(1테라비트는 약 1조비트) 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폴 사이들러 IBM 취리히 연구소 과학기술그룹 매니저는 최근 취리히 근처의 루에슬리콘에서 개최한 이 연구소 50주년 기념식에서 “이것은 우리의 나노기술 개발 노력의 일환”이며 “현 단계에서는 견본만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나노기술의 필수부품인 탐침을 기반으로 한 저장 기술로, 예전에는 IBM에서 ‘밀리피드 프로젝트(Millipede Project)’로 불렸다. 이는 디스크에 데이터를 기록할 때 기존의 전자적 방식이 아니라 기계적 방식을 이용해 디스크의 특정 표면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술을 활용한다.
이렇게 개발되는 메모리는 데이터를 읽고 기록하는 헤드 아래에서 실리콘 회로기판을 움직여 헤드를 뜨겁게 한 다음 이 헤드가 폴리머를 녹여 구멍을 만든다. 나중에 헤드가 식으면 구멍을 통해 데이터를 읽는다.
사이들러는 비록 개별 탐침의 다시 읽는 비율이 높지 않지만 대량의 병렬계산을 통해 높은 데이터 저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시스템의 데이터 밀도가 1제곱인치당 3테라비트 가까이 증가될 수 있음을 실험에서 입증했다”고 말했다.
한편 IBM은 지난해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CeBIT) 전시회에서 이 견본을 전시했었다. 당시 IBM은 이 기술이 향후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의 자기 기록방식을 대체하고, MP3플레이어·디지털 카메라·휴대폰 등을 포함한 다양한 모바일 제품에서도 플래시 저장 매체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