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에서 인터넷전화(VoIP)를 통한 음성 대화를 암호화하는 무료SW가 등장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22일(현지시각) 암호화 기술 전문가인 필립 R. 짐머만이 지난 21일 컴퓨터와 컴퓨터 사이에 이뤄지는 음성 대화를 암호화하는 윈도 운용체계(OS)용 무료 SW ‘지폰(Zfone)’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미 올해초 매킨토시와 리눅스용으로 이 제품을 선보였다.
지폰은 암호 키 또는 긴 숫자를 따로 저장하는 대신 디지털 음성 채널 안에서 키 교환을 실행한다. 따라서 어떤 제3자도 이 암호 키를 보유하지 않는다.
지폰은 X-라이트(X-Lite)·기즈모(Gizmo)·SJ폰(SJPhone) 같은 무료 VoIP SW 사용자들의 음성 통화를 자동으로 암호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인기 VoIP 서비스 ‘스카이프’의 경우 자체 암호화 체계를 사용하고 있어 지폰과 호환되지 않으며, 또 다른 VoIP 서비스 ‘보니지(Vonage)’와의 호환 여부는 아직 시험되지 않았다.
지폰은 현재 웹 사이트(http://www.philzimmermann.com)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짐머만은 지금은 지폰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VoIP SW 및 HW 개발자들이 지폰의 기술을 구매해 각사 제품에 내장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1991년 이메일 메시지 암호/복호화 SW ‘PGP(Pretty Good Privacy)’을 개발했고, 이 SW는 프라이버시와 인권 보호 단체 등에서 지지받아 왔다. 이후 3년 동안 암호화 SW의 수출 금지 규제를 위반했는지에 대해 연방 정부의 조사를 받았지만 1996년 조사가 종결된 후 제품의 상업적 판매를 위해 PGP라는 회사를 세웠다.
지폰은 미국 정부의 전자 감시 활동에 대한 보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등장했다. 미국에서 9.11 테러 발생 후 적들이 통신에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새로운 장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져 왔음을 감안할 때, 지폰의 등장은 음성 통화 암호화 규제에 대한 논쟁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있다.
한편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와 VoIP 업체들에게 법 집행관의 전화통화 감시를 허용토록 했지만, 지폰처럼 컴퓨터 간에 직접 작동하는 프로그램은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