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자바원을 다녀와서

지난 3년간 매년 세계 최대 개발자 콘퍼런스인 자바원에 참석했다. 올해도 지난 16일부터 4일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자바원에 다녀왔다. 3년 전 처음 자바원 행사에 참가했을 때는 정말 큰 꿈에 부풀어 있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바로 자바 아버지인 제임스 고슬링을 비롯해 로드 존슨·크레이그 맥글라한처럼 흰 머리에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개발자다. 실제 제임스 고슬링의 사인을 받기 위해 30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린 적도 있다. 이때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은 개발자도 그 줄에 함께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이제 지난 3년간 자바원에 비친 한국 모습을 살펴보자. 3년 전 자바원 행사장에는 수많은 SW기업 부스 중에 한국기업은 단 한 곳뿐이었다. 그것도 구석진 곳에. 3년이 지난 올해는 어떤가. 단 한 곳의 부스조차 찾을 수 없었고 모 전자회사만이 선과 공동으로 기술 세션을 진행하고 있었을 뿐이다. 물론 전혀 참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의 SI·포털업체 등의 개발자가 삼삼오오 모여 기술 세션의 내용을 검토하고 논의하는 모습은 3년 전보다 더 활발했다.

 하지만 올해 자바원에서는 기술세션에 참여하거나 부스를 마련한 국내 SW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때문에 금년 자바원에서 만난 해외의 한 개발자는 한국에서 왔다는 말에 이렇게 물었다. 한국에도 SW기업이 있느냐고. 있으면 부스에 같이 가보자고 했다. 하지만 나는 전혀 대답할 수 없었다. 국내 SW기업과 관련 기관에 바란다. 더는 우물안 개구리로 살지 말고, 해외의 SW전문 콘퍼런스에 적극 참여해 그들에게 대한민국 SW의 우수성을 알려 주자고. 그들의 리그에 적극 참여하면 그들도 우리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 작년에 국내에서 자바 챔피언이 탄생한 것을 기억하자. 자바 챔피언을 배출한 개발자 그룹은 3∼4년간 해외 개발자 그룹 및 글로벌 기업과 대화를 해왔다. 이 점을 잊지 말자. 더는 그들의 리그를 바라만 보는 우물안 개구리로 살지 말자.

◆변종석 한국소프트웨어커뮤니티연합 회장 bugstar@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