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통신사업자, 로밍요금 싸고 `골` 깊어지나

미국 통신시장에서 전국사업자인 대형 통신업자와 지역 이동통신 사업자들 간에 로밍비를 둘러싼 갈등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에 미연방통신위(FCC)가 직권 개입, 조사에 들어가 향배가 주목되고 있다.

USA투데이는 중소기업으로 이뤄진 미국의 각 지방 이동통신 업체들은 대형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과다한 로밍요금 청구 및 이를 거부할 경우 뒤따르는 로밍거부로 인한 횡포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태의 배경은 과거 지역까지 망을 설치하지 않았던 전국망 사업자들이 지역까지 망을 확대해 더이상 지역사업자들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FCC가 개입했지만 과연 기술혁신과 투자로 인해 전국사업자가 지역사업자의 입지를 없앤 데 대한 솔로몬의 지혜가 나올지도 주목거리다. <>“전국사업자 로밍비 과다 청구”=소규모 통신 사업자들의 연합인 ‘지역 통신그룹(Rural Telecommunications Group, RTG)에 따르면 지역 사업자들은 전국 사업자에게 로밍요금을 분당 35센트에서 1달러까지 지불한다. 반면 전국 사업자들끼리는 로밍 요금을 분당 약 10센트에 주고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사업자들은 이같은 불균형은 전국 사업자들이 그들을 곤경에 빠뜨려서 고객을 빼오려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RTG의 제시카 브릿지스는 “이같은 (불합리한)관계 때문에 지난 3년간 수많은 지역 사업자들이 큰 지역 사업자나 전국 통신 사업자에게 사업을 매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방 및 지역 사업자들은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전국 사업자들이 하여금 소규모 통신 업체들에게 로밍을 해주고 합리적인 요금을 적용토록 권고해 줄 것을 요구했다. FCC는 최근 이같은 분쟁을 조사중이다.

<>규제가 혁신저해·비용 올려=하지만 대기업들의 반발 논리도 만만치 않다.

버라이즌와이어리스, 싱귤러와이어리스, 스프린트넥스텔 및 T모바일 등 전국 사업자들은 오히려 규제가 혁신을 저해하고 가격을 높인다고 반격했다.

로밍은 자신이 가입돼 있는 사업자가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 지역에서 다른 서비스 업체의 망을 사용토록 하는 것이다. 1990년대에는 지역 사업자들이 타사에 로밍 해주고 얻는 수익이 전체 매출의 절반까지 차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때는 시골 지역에 기지국이 없는 전국 통신 사업자를 대상으로 분당 1달러의 로밍 요금을 부과하는 등 당시 로밍은 지역 사업자에게 중요한 수익원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지역 사업자들은 전국 사업자들로부터 로밍 요금을 꽤 받을 수 있지만 지방의 소비자들은 대형 사업자의 망에 접근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어 결국 전국 사업자들이 지역 사업자들로부터 받는 로밍 요금이 적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전국 사업자들은 그들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주요 고속도로를 따라 안테나와 관련 장비를 설치하면서 자체 네트워크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는 곧 지역 사업자들의 로밍수입 감소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의 통신 이용자들은 여전히 전국을 여행하면서 전국 사업자의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있으며 지역 사업자들은 로밍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지역 사업자들은 최근의 싱귤러-AT&T, 스프린트- 넥스텔 같은 최근의 인수합병이 대형 업체들에게 더 큰 권한을 줬다고 강조했다. 사업자들이 비슷한 기술로 네트워크화된 기업들끼리만 로밍하기 때문에 지역 사업자들은 겨우 하나 또는 두개의 로밍 파트너만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