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투자하기 좋은 환경 만들자

 기업이 잘 돼야 경제도 성장한다. 그러자면 기업이 투자를 늘려야 한다. 자체 투자가 어려우면 해외투자라도 유치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LCD·PDP 원천 소재인 유리기판 분야의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간접방식이 아닌 직접방식으로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글로벌 기업의 직접투자 확대는 무엇보다 한국에서 높은 투자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유리기판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비록 유리기판 분야에 한정되기는 했지만 글로벌 기업의 직접투자가 확대되는 것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잘 알다시피 세계 LCD·PDP 시장은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LG전자·삼성SDI 등 한국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이 유리기판 분야에 직접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이 분야의 미래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글로벌 기업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우리 시장이 간접방식이 아닌 직접투자를 확대해도 좋을 만큼 환경이 조성됐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일이다. 이런 환경을 조성하기까지는 각종 행정 지원과 세제 혜택 등의 정책 마련과 함께 이를 바탕으로 외자 유치에 나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기업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미 한국에 간접투자방식으로 거점을 마련한 일본 아사히글라스는 앞으로 3년간 PDP 유리기판 공장 신설을 위해 1억달러 투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이 회사는 1단계로 내년 7월 가동을 목표로 오는 7월 PDP 유리기판 제조라인 건설에 나서며 오는 2008년까지 3단계에 걸쳐 총 6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독일 쇼트와 일본 구라모토 세이사쿠쇼는 75 대 25 합작을 통해 1단계로 1억1500만달러를 투자해 LCD 유리기판 제조를 위한 쇼트 구라모토 프로세싱 코리아를 설립했다. 또 일본 호야와 니폰시트글라스가 합작한 NH테크노글라스도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LCD 유리기판 라인을 가동중이다. NEG도 내년 4월까지 LCD 유리기판 생산능력을 20% 이상 늘린다는 목표 아래 총 380억엔 투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이 같은 글로벌 기업의 직접투자 확대는 국내 기업에는 여러 가지 경영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투자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동시에 안정적인 원자재를 확보할 수 있다. 또 물류비용 절감으로 원가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 고용 창출이나 지역산업 고도화, 선진 경영 노하우 습득 등으로 국내 LCD·PDP 산업 경쟁력 제고에 절대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외국기업의 투자확대가 이 같은 순기능만 한다고 볼 수는 없다. IMF 사태 이후 우리는 외국자본 유치가 순기능을 할 것이라고 판단해 이에 적극 나섰으나 최근 부작용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런 역기능은 제도로써 보완하면 될 일이다. 최근 원화 급등과 고유가 등으로 기업이 투자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글로벌 기업의 투자확대는 기업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절대 필요한 일이다.

정부는 국내 기업의 투자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해 설비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외국 글로벌 기업의 투자확대를 위한 환경 조성에도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아 IT 경쟁력의 원천은 연구개발(R&D) 투자확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 글로벌 기업의 투자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 누가 뭐라 해도 기업은 우리 경제의 견인차며 성장을 이끄는 주역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