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잘하면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세상의 모든 화가 입에서 나오니 말조심하라는 뜻이지만 사소한 말 한마디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요즘 가전유통가는 비슷한 경험으로 술렁이고 있다. 고객을 대하는 사소한 말 한마디, 작은 태도가 바로 매출증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4월 판매·물류·서비스 분야에서 고객만족(CS)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실시한 이후 1년 만에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자체조사에 따르면 230여개 가전직영점 매장당 월평균 매출이 CS활동 전 매장당 3억원에서 최근 3억5000만원으로 15%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 1년간 특별한 판촉이나 마케팅이 없었기 때문에 이 같은 매출확대는 전사적으로 펼쳐진 CS활동의 결과로 보고 있다. 매장당 월 5000만원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삼성전자는 직영점에서 연 1300억원 규모의 매출증대를 기대하게 됐다.
최근 대표이사가 바뀐 전자랜드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전국 70여 매장을 깔끔하게 리모델링하면서 1분기 매출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의 CS활동이나 전자랜드의 매장 리모델링이 거창한 것은 아니다.
직원들이 고객을 좀더 친절하게 대하고 제품설명을 충실하게 하는 것, 매장 동선을 고객 위주로 재정비하고 사무실을 더욱 깔끔하게 정돈하는 것 등에 지나지 않는다. 그동안 누누이 강조해온 이 같은 기본기 실천여부에 따라 매출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는 사실에 가전유통가도 새삼 놀라고 있다.
최근 유가인상·환율하락 등으로 많은 기업이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위기 극복을 위한 묘안 짜기에 머리를 싸매는 임원도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가전유통가의 사소한 변화와 매출확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위기 해법은 획기적인 새로운 마케팅 전략보다는 지금까지 간과해온 ‘기본기 재무장’에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하자.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