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을 앞둔 가정용 무선전화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와 하나로텔레콤 등 유선통신사업자와 아크로텔레콤·아이디콤 등 중소 디지털전화기 제조사들이 내년 4월로 예정된 가정용 무선전화의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각종 부가서비스 및 단말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함께 기업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디지털 무선전화기 주파수 및 시행시기를 둘러싸고도 치열한 물밑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통부는 이달 말 디지털 무선전화 시행에 대한 2차 공청회를 갖고 주파수 및 시행시기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청취한 뒤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신시장을 잡아라=KT는 아날로그 방식의 기존 ‘안(Ann)’ 전화기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시켜 유선 시장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도입시기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준비만 하고 있다”며 “디지털의 특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부가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 역시 디지털 무선전화기 전환에 맞춰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 계획을 세우는 등 사업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크로텔레콤 등 현재 KT에 ‘안’ 단말기를 공급중인 중소 제조사들도 국내용 디지털 전화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650만달러 규모의 디지털 무선전화기(DECT)를 스위스에 수출한 아이디콤 역시 내년부터 국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아크로텔레콤 관계자는 “상당수 기업들이 무선인터넷전화단말기와 와이파이폰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가정용 전화기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비도 치열=주파수 및 시행시기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아날로그 전화기 제조사들은 디지털 전화기 기술확보를 위해 디지털 전환시기 연기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1.7㎓와 2.4㎓ 주파수용 디지털 무선전화기를 수출하는 기업들은 조속한 디지털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안’ 전화기 사업을 하고 있는 KT 역시 하루 속히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통부는 지난달 열린 1차 공청회에서 내년 4월 시행을 잠정적으로 밝힌 바 있다. 또 디지털 무선전화기 주파수로는 1.7㎓와 2.4㎓ 두 가지를 동시에 허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무선전화기용 주파수로 2.4GHz만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디지털 무선전화기 주파수 및 시행시기는 여전히 검토중이며, 확정되지 않았다”며 “방향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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