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화 앞둔 日 전력선통신(PLC)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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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전력선통신(PLC: Power Line communication)’의 잡음레벨 기준을 높이면서 올가을 실용화를 앞둔 일본 통신관련업계에 과잉 규제시비와 함께 실용화 지연가능성까지 제기돼 귀추가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 총무성의 PLC 담당 소위원회는 최근 ‘잡음 레벨’ 설정치를 당초보다 높게 잡아 올 가을 PLC 실용화를 앞두고 실험에 여념이 없던 통신업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 마쓰시타전기산업, 미쓰비시전기, 쓰미토모전기공업 외 각 전력업체들은 “총무성의 규제치가 너무 엄격해 이 상태로라면 PLC 실용화 자체가 힘들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총무성의 소위원회는 이르면 이번 주내로 ‘잡음 레벨’을 당초 설정대로 정하는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간의 마찰이 대립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만약 총무성이 잡음 레벨 설정치를 낮추지 않으면 일본의 PLC 자체가 표류할 공산도 높다.

◇전력선통신 ‘잡음’이 걸림돌=PLC는 일반 가정 등에 부설된 전력선을 사용해 고속·대용량 통신을 실현하는 기술로 FTTH 등 통신 전용 회선이 필요없다는 게 최대 장점. 콘센트에 PC 등의 전원 코드를 꽂기만 하면 통신 속도가 20Mbps 정도의 초고속 통신을 집에서 이용할 수 있다. 고화질(HD) 영상도 쉽게 송수신할 수 있는 등 무선랜보다 통신 상태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그러나 통신시 전원으로부터 발생하는 ‘방전전파’가 아마추어무선통신에 잡음으로 작용하면서 아마추어 무선애호가 등이 반대해 왔다. 총무성은 이들의 의견을 반영, 과거 5년 간 실용화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겨우 지난 해 12월 방전전파의 원인이 돼 왔던 통신기기에서 흘러나오는 전류치를 유럽보다 낮추는 조건으로 통신업체와 총무성 간의 타협이 성사됐다. 당시 양측은 올 가을부터 실용화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총무성 급작스레 입장 변화=그러나 총무성은 지난 달 말 소위원회에서 갑작기 “아마추어 무선 등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면서 전류치를 더 낮출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실제로 소위원회의 보고안에는 12월 시점에서 각 통신업체가 설정한 전류치보다 무려 10분의 1로 낮춘 전류치를 제안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쓰시타전기 등 업체들은 “전류치를 이 이상 낮출 경우 동영상을 주고 받는 초고속 통신 자체가 어려워진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일본내 PLC 지연될 듯=간편한 초고속 인터넷’으로 평가받으며 가정내 랜으로서 활발하게 보급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FTTH를 일반 가정에 깔아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는 방법이 보급되는 추세로 최근 들어서는 PLC 사업을 접는 업체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총무성은 “초고속 인터넷이 이미 보급돼 있고 기존 무선과의 혼선도 피하고 싶다”면서 PLC 사용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이 상태로라면 일본에서 PLC 통신 상용화는 당분간 힘들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