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비티 전 · 현직 경영진 사이에 불거졌던 민 형사상 분쟁이 상호 합의에 의해 해소됨으로써 양측 모두 홀가분하게 자기 앞길을 갈 수 있게 됐다.
그라비티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그리비티와 김 전 회장측은 서로에 대한 각종 민·형사상 소송을 거두고(cease), 소액주주와의 소송 등의 문제 해결에 공동 노력키로 합의했다”고 공시한 것으로 6일 뒤늦게 밝혀졌다. 공시에는 “이번 합의가 불필요한 시간·재정적 낭비를 없애고,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며 글로벌사업 역량을 높이는데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는 내용이 덧붙여져 있다.
이로써 지난해 7월 소프트뱅크의 그라비티 인수 직후 새 대표를 맡은 류일영 회장이 김정률 전 회장 등을 공금횡령 혐의로 고발하면서 촉발된 양측의 갈등은 원만한 화해쪽으로 풀릴 전망이다.
◇발목 잡았던 법적 불확실성 해소 = 일단 이번 화해로 소프트뱅크 측은 4000억원의 그라비티 김 전회장 지분 매입 대금 중 상당금액을 김 전 회장과의 소송에서 사후 보상받으려 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있게 됐다.
김 전 회장도 매각 대금 가압류 등에서 벗어나 훨씬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특히 고발전 이미 상환한 회사 공금에 대해 유용 사실이 퍼뜨려지면서 입었던 불명예도 상당 부분 벗게 됐다.
◇게임 사업으로 경쟁= 그라비티의 전 현직 사령탑은 이번 화해를 계기로 게임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에따라 류 회장은 일단 그라비티가 일방적으로 일본 회사로 비춰지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과 함께 매출 부진 해소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류 회장은 “그라비티는 한국에 있는 한국 게임업체”라며 “대주주와 경영진을 별개로 놓고 그라비티의 본질과 경쟁력을 봐달라”고 자주 강조해왔다. 그라비티는 최근 ‘타임앤테일즈’ 퍼블리싱에 이어 게임포털 스타이리아내에 ‘전파소년단’, ‘다이버스타’ 등 신작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그동안의 부진 만회에 팔을 걷고 나섰다.
김 전 회장도 중견 게임 개발사 로시오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활동을 전개하며, 시장 복귀가 임박한 상태다. 업계에선 지난해 매각 당시 김 회장이 그라비티와의 관계 때문에 게임사업 계속 의지를 밝히지 못했지만, 이제 그 문제는 해소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