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프리보드 세일

 “‘프리보드’가 뭐예요? 우리 회사에는 보드 타는 분 없는데요.”

 지난해 프리보드시장 홍보를 위해 통화했던 어느 벤처기업 직원의 싸늘한 반응이다.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하는 섭섭함과 아쉬움을 느꼈던 그때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지난해 7월 기존 제3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비상장기업의 자금조달 지원 확대를 위해 ‘프리보드(FreeBoard)’가 새로이 출범한 지 거의 1년이 다 됐다.

 물론 지금도 과거 제3시장 시절에 비해 기업 수나 거래대금 등 시장 외형상 크게 나아진 것은 없지만 프리보드에 대한 관심만큼은 호전됐다고 확신한다.

 그간 수많은 기업 방문, 행사 개최 및 홍보활동, 관련 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 등으로 프리보드에 대한 기업의 관심과 인지도는 크게 향상됐다.

 최근에는 업계뿐 아니라 국회 및 정부 등 정책기관, 언론 등으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현장에서의 느낌이다.

 지난 90년대 한국증권업협회가 가꾸어 온 코스닥도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세계 유수의 신시장으로 성장했듯이 비록 지금은 침체돼 있지만 프리보드의 현재는 미래의 발전을 위한 기반으로 그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유망 기업 유치를 위해 300여명의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임직원을 만나면서 그들의 노고와 열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와 이를 활용하는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느꼈다.

 아무리 혁신형 기업이라도 자본의 뒷받침 없이 기술력만으로 성장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프리보드 시장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젊고 건전한 혁신형 기업이 프리보드의 숲에서 그 꽃과 열매를 맺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중소·벤처기업의 문을 두드려 본다.

 박두성 한국증권업협회 프리보드관리부 과장 doo@k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