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월드컵 열풍에 휩싸인 요즈음 글로벌 기업들은 월드컵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데 온힘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월드컵이야말로 더없이 좋은 마케팅 기회임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 기간 중 투자하는 모든 기업이 마케팅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기업은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활용해 한 단계 도약하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기업은 공연히 돈만 날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마케팅에서 성패는 어떻게 갈리는 것일까. 이 책 ‘마케팅 상상력’은 이 같은 차이점이 바로 ‘상상력’에 있다고 역설한다. 상상력은 새로운 도전에 대한 출발점이며, 기업의 상상력은 고객이 앞으로 원하게 될 무언가를 세상에 내놓고 평가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상상력의 필요성에 대해 소개하고 2장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3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상상력을 계발할 수 있는가에 대해 설명했다.
제2장에 소개된 사례를 살펴보면 △하루 다섯 번 메카를 향해 예배하는 중동인들에게 착안해 나침반폰을 선보인 LG전자 △좌석 회전율 때문에 쫓겨날 필요가 없는 카페로 출발, 현재 20여개로 지점을 늘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민들레의 영토 △감자칩 위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문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던 프링글스 프린트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라는 모토를 내세워 세계 대표적인 리조트로 자리를 굳힌 클럽메드 등 상상력을 발휘해 독특한 아이디어로 성공을 거둔 100개 기업이 등장한다.
저자가 제시한 100가지 사례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아 신선한 느낌을 준다. 특히 이들 사례를 통해 상상력이 어떻게 회사의 제품을 돋보이게 해 주는지, 어떻게 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거리다. 또한 사례마다 ‘키워드(keyword)’를 제공해 평소 관심있는 분야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저자는 마케팅 성공의 필수요소인 상상력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우선 개인의 상상력을 개발하기 위해 ‘생각나는 대로 시간순으로 적어라’ ‘실패 사례를 많이 봐라’ ‘다른 업종의 사람들과 많이 교류하라’ ‘아이디어를 위한 제3의 공간을 만들어라’ 등이 그것이다.
조직의 상상력 계발을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의 실패에 관용을 베풀어라’ ‘가장 성공적인 실패에 상을 주어라’ ‘회사 내 창의성센터를 만들어라’ 등 직원들이 더욱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마음껏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열린 조직문화 구축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저자는 개인의 상상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시스템이 이를 뒷받침해 주지 못하면 상상력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대박을 터뜨리는 상품이나 브랜드가 부럽다면 마케팅을 상상하라.” 이것이 저자가 마케팅을 공부하거나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김민주 지음. 리더스북 펴냄. 1만3000원.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