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쓰고 있는 휴대폰을 그대로 해외에서 이용하거나 외국인이 자신의 휴대폰을 국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자동로밍’ 시대가 올해부터 본격 개막된다. 지금까지는 유럽통화방식(GSM) 주파수 대역인 800㎒를 보유한 SK텔레콤 가입자를 중심으로 자동로밍 수요가 집중됐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CDMA·GSM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월드폰’과 특히 전세계 단일통화권을 지향하는 WCDMA가 선보이면서 자동로밍도 대중화의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F 등 양대 WCDMA 사업자들은 그동안 꾸준히 증가해온 글로벌 자동로밍 수요에 맞춰 올해부터는 대대적인 사업강화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글로벌 자동로밍 이용고객이 총 145만여 명에 865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이용객 수가 200만명을 돌파하고 매출은 1300억원대로 급신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해외 이용객 수와 더불어 최근 상용화한 WCDMA/HSDPA 서비스가 새로운 기폭제 역할을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현재 WCDMA 자동로밍 계약을 체결한 싱가포르·이탈리아·일본·프랑스·홍콩 등에 이어 하반기에는 영국·독일 등 타 유럽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조만간 CDMA와 GSM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자동로밍폰도 선보여 로밍사업을 한층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KTF로서는 올해가 사실상 글로벌 자동로밍 서비스의 원년이다. 지난 1월 국내 처음 CDMA·GSM 자동로밍이 가능한 월드폰을 출시, 세계 83개국 사업자들과 자동로밍 서비스를 개통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WCDMA 자동로밍 확대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KTF는 올 들어 지금까지 30개국, 43개 WCDMA 사업자와 자동로밍 계약을 신규 체결한 데 이어, 연말까지는 미국·중국·유럽 등지로 커버리지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WCDMA의 장점을 활용해 음성통화 외에 동영상·데이터 자동로밍서비스도 상용화와 더불어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로밍 매출 150억원을 올해는 250억원 규모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KTF 관계자는 “올해는 사실상 글로벌 자동로밍 시대가 열리는 첫 해가 될 것”이라며 “서비스 내용도 크게 향상돼 내년부터는 음성·데이터 외에도 각종 지능형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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