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SW진흥원장의 자격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SW강국 코리아라는. 결코 쉽지 않은 꿈이다. 너무 열악한 국내 SW산업을 들여다보면 SW강국 코리아는 그야말로 꿈이 아닐까 하는 노파심도 든다. 한국의 MS나 한국의 IBM이 언제 나올지 아득하기만 하다. 하지만 역사는 말한다. 꿈은 이루어지고, 현실이 된다고.

 이미 정부는 지난해 SW강국 코리아 4대 비전을 제시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너무나 많은 것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리더가 중요하다. 리더에 따라 기업과 국가의 흥망성쇠가 바뀌는 것을 수없이 보아왔고, 지금도 보고 있다.

 지금 정부는 4대 소프트웨어진흥원장을 뽑고 있다. 10명의 응모자 중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을 거쳐 고현진 현 원장, 최안용 KT 고문, 박경철 전 대우정보시스템 사장 3명이 경합중이다. 한국IBM에 입사하면서 IT업계와 처음 인연을 맺은 고 원장은 이후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임원,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을 거쳐 지난 2003년 6월 3대 SW진흥원장에 취임했다. 다국적 컴퓨팅기업 출신답지 않게 공개SW 육성을 기치로 내건 그는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사업에 국산 리눅스가 채택되는 데 공헌했다. 지금 나이스는 세계적 공개 소프트 채택 사례(레퍼런스)로 글로벌 행사때마다 소개되곤 한다.

 박경철 전 대우정보시스템 사장은 국내 SW환경에서 제일 앞단에 서 있는 IT서비스업체의 대표적 경영자였다. 대우그룹 해체로 사세가 급격히 위축됐던 대우정보가 정상궤도에 올라서는 데는 그의 역할이 컸다.

 KT 경영자문을 맡고 있는 최 고문은 ‘IT한국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책을 저술하기도 한 통신 전문가다. 통신 전문가인 그가 SW진흥원장에 응모한 이유에 대해 그는 “IT산업 전 부문에 대한 투자활성화를 주도하는 통신 부문에 대한 이해가 담보될 때 SW산업 발전 지원이 의미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 업계가 바라는 새 SW진흥원장은 소박하다. 업계의 고충을 잘 알고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전문가가 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다른 정부기관과의 원활한 관계도 필수적이다. 다음 정권도 생각해야 한다. 혹여 정권이 바뀌어 SW강국 코리아 비전을 흔들 수도 있다. 이때 정권을 상대로 SW의 중요성을 설득하고, 이 비전을 강력히 밀고 나갈 수 있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SW강국 코리아의 조타수가 될 SW진흥원장은 아무나 하는 자리가 결코 아니다.컴퓨터산업부·방은주차장@전자신문, ej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