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평판TV, 1인치=5000엔 시대 개막

‘일본발 평판TV 가격 인하가 세계 TV시장에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 TV업계가 7월부터 본격 시작된 여름 보너스 대목기를 맞아 대화면 평판TV(LCD·PDP) 가격을 대폭 인하하면서 ‘1인치=5000엔(약 4만1000원)’ 시대가 활짝 열렸다.

도쿄도내 대형 가전 양판점에서는 샤프, 마쓰시타 등 대형업체들의 32인치 평판TV가 15만엔대로 판매돼 사실상 인치당 5000엔을 밑돌고 있다. 지난 2004년 연말에 ‘1인치=1만엔’을 끊은데 이어 불과 1년 반 만에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세계 평판TV시장은 일본발 가격인하 후폭풍 등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1인치 5000엔 시대 개막=야마다전기, 요도바시카메라, 빅카메라 등 일 3대 가전 양판점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장 잘 팔리는 샤프의 LCD TV ‘아쿠오스’ 32인치, 소니의 ‘브라비아’ 32인치 등이 15만엔 전후에 팔리고 있다. 마쓰시타의 ‘비에라’ PDP TV 37인치도 인치당 5000엔대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40인치의 경우도 소니의 브라비아 40인치 일부 모델이 인치당 5000엔를 밑돌고 있다.

◇가격 하락 배경=패널의 제조 원가가 내려간 것이 직접적인 이유다. 일 업체들이 최첨단 공장을 잇따라 가동시켰고 한국, 대만업체들도 패널 공급 능력을 높이고 있다. 또 외부 조달에 의존해온 지상파 디지털 튜너(수신기) 등 부품도 양산 효과로 가격이 떨어졌다.

더욱이 지난 해 가을 ‘인치당 1만엔’을 가장 먼저 깬 바 있는 마쓰시타가 재차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가격 인하를 단행 한 것도 TV업계에 자극을 줬다.

마쓰시타의 맹렬한 가격 공세는 샤프, 소니 등 LCD TV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물론 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 경쟁업체들의 가격 인하까지 촉발시키면서 평판TV 보급 확산에 큰 획을 긋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망=세계 평판TV 시장에서는 마쓰시타·히타치제작소·파이오니어 등 PDP 세력과 삼성전자·LG전자·샤프·소니 등 LCD 세력이 맞서고 있다. 최근에는 LCD 화면의 대형화가 급속도로 추진되며 LCD TV와 PDP TV간 제품 크기의 경계도 무너졌고 가격 면에서도 두 세력이 37인치 이상 기종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TV업계는 “올해 말 이후 세계 평판TV 시장은 원가 절감을 지탱하는 설비 투자 여력과 개발력을 모두 갖춘 일부 기업들만 살아남고 점유율이 낮은 후발업체들은 본격적인 도태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