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거세지며 휴대폰 유통시장이 보조금 합법화 이전의 혼탁한 형국으로 회귀하고 있다.
서울 용산상가 등 휴대폰 집단유통지를 중심으로 5월 이후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공짜’폰에서 부터 구매 시기에 따라 같은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최고 40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휴대폰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이동통신 3사가 지원하는 합법 보조금 외에 대리점 리베이트 등이 불법보조금으로 활용되면서 구매 시기나 장소라는 변수가 가미되면서 천차만별의 가격대가 형성 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이 휴대폰 구입 가격를 예측할 수 없는 시장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일부는 환불 소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한달동안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 간 신규가입자 유치 경쟁이 가열되면서 010(신규) 및 번호 이동 가입자가 전체 휴대폰 구매자의 72%까지 치솟은 반면 기기변경 가입자는 28%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금 합법화 이후 기기변경 가입자에 비해 신규가입자에게 더 많은 보조금을 줄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할 때, 불법보조금이 시장을 크게 왜곡시켰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같은 시장 혼탁이 가열됨에 따라 7월 이후 하반기 반휴대폰 가격 동향을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지난달 통신위원회의 대규모 과징금 조치 후 시장이 일시적으로 안정됐지만 가입자 유치전이 언제든 다시 불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LG텔레콤이 합법보조금을 상향조치하면서 이달 23일부터 8년 이상 장기 우량 고객의 경우, 최고 11만원까지 보조금 격차가 벌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보조금 지급 대상이 상대적으로 많은 SK텔레콤과 KTF는 마케팅비용 부담 때문에 보조금 상향을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한 불법 보조금 활용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합법 보조금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약관신고 후 한달간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파고 들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시장 관계자는 “최근 유통시장은 합법 보조금이 존재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기존 시장과 큰 차이가 없는 상태”라며 “특히 이통사의 일별 가입자 동향에 따라 리베이트도 큰 폭으로 변하기 때문에 단말기 가격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통사의 관계자는 “6월 시장은 번호이동 97만명을 기록할 만큼 사상 유례없는 과열됐다”며 “합법보조금에다 가입자 유치를 위한 리베이트 부담까지 늘어나는 구조는 모두에 유리하지 않는 만큼 조속히 시장이 안정화되도록 이통3사 뿐만 아니라 정부 당구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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