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이 지난 99년 시내전화 사업에 뛰어든 이래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7%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시내전화 번호이동성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황이어서 애초 목표한 10%도 못 채우고 차세대망(BcN 등 올IP망)에 주도권을 넘겨줄 상황이다.
하나로텔레콤은 6월 현재 2만명 이상 가입자 순증을 기록, 총 162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시장점유율 7%대에 진입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04년 11월 6%(139만)대에 진입한 이후 20개월 만이다. 결국 이 기간동안 30만명의 가입자만 추가 확보한 셈이다.
◇시내전화의 부진=하나로텔레콤은 원래 시내전화 사업을 위해 출범한 회사다. 시장 진입 당시만 해도 2005년 예상 점유율을 10%로 잡았다. 번호이동성제도를 기대했기 때문. 시내전화 이동이 자유롭고 초고속인터넷과 결합상품을 제공하면 10%는 무난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번호이동이 도입된 2003년 1만5000여 명에 이어 2004년 18만3000여명, 2005년 26만8000여 명 등 현재까지 겨우 62만3000명만이 번호이동 했다. 이는 전체 가입자의 2.8%선.
지난해 경영 위기에 이어 경영진 전원 교체라는 강수를 둔 것도 시내전화 사업 부진에 기인한 바 크다. 2004년 KT와의 시내전화 담합(일부 행정지도 있었음)에 쉽게 동의한 것도 결국 자충수였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로텔레콤의 시내전화 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됐더라면 KT의 안(Ann)폰, 인터넷전화 등 신규 서비스 출시도 빨라지고 시장 규모 축소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초고속인터넷이 포화라고 인식됨에도 4% 이상 성장한 비결은 바로 치열한 시장 경쟁에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번호이동 개선 효과 아직 의문=정통부는 지난달 번호이동제도를 개선키로 하고 통상 3∼5일 걸리던 시내전화 번호이동 기간을 0.5∼1일로 대폭 단축했다. 신청, 접수·심사, 개통요청, 번호이동 의사 확인 등의 절차를 크게 줄인 것. 그러나 하나로텔레콤이나 데이콤 등 후발사업자는 그 효과를 아직도 의심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정통부가 수차례나 중재하고 KT도 제도 개선을 약속했지만 실천으로 옮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통부 관계자도 “시내전화 번호이동의 근본적인 취지 자체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상황이 안좋다”라고 평가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6년 하나로 시내전화 가입자 추이(순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