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노텔 이재령 사장 "시너지 효과 구체화되고 있다"

LG-노텔 이재령 사장 "시너지 효과 구체화되고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지난해 말 출범 당시만 해도 이질적인 기업문화의 차이로 업계에 적잖은 우려를 낳게 했던 LG전자와 노텔의 합작사 LG-노텔이 상호 장단점을 적절히 배합해 시너지를 내면서 순항하고 있다. 출범 8개월째인 이달 초 만난 이재령 LG-노텔 사장(53)은 “LG와 노텔 간 시너지 효과가 이미 구체화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 사장은 3세대 이동통신(WCDMA/HSDPA) 분야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실제로 LG-노텔은 코어망은 LG 기술, 기지국은 노텔 장비로 시스템을 구성하고 최근 SK텔레콤과 KTF에 WCDMA망을 구축했다. 국내에서 노텔 IP폰의 최대 약점이던 한글 지원 문제도 LG전자를 만나면서 말끔히 해결됐다. LG전자가 개발한 IP셋톱박스·WDM-PON·소형 기지국 장비 등은 노텔의 글로벌 유통망을 타고 세계 시장에 공급된다.

 “세계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독자적인 마케팅을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LG전자도 엄청난 투자비와 인력을 투입해 차세대 통신장비를 개발했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도 한계지만 중국 등 후발 기업의 저가 공세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규모의 경제 없이는 경쟁 자체가 안 된다”는 게 30년 가까이 통신장비 분야에 잔뼈가 굵은 이 사장이 내린 결론이다.

 그 결과, LG와 노텔이 만났고 한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LG-노텔이 탄생했다. 2년여 검토 기간을 거친, 충분히 ‘준비된 만남’이라는 의미다. 막상 살아보니 궁합도 딱 맞다고 했다.

 이재령 사장은 “협상과정에서 노텔이 50%+1주의 주식을 갖는 대신 합작사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영원히’ LG전자가 맡기로 한 것은 통신인프라에 대한 LG 측의 강한 육성 의지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물론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첩 분야에서는 오랜 기간 힘들게 개발한 기술을 포기해야하는 아픔도 겪었다. 언어와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오해도 LG 출신 직원들이 부닥치는 어려움이다. 새 조직문화를 만들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LG-노텔은 ‘크로스 컬처럴 워크숍’과 같은 이벤트와 함께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이 같은 이해와 상호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는 하반기들어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미 LG전자 와이브로팀과 노텔의 모바일 와이맥스팀이 공동으로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한 새로운 모바일 장비를 개발중이다. IP PBX·키폰·단말기·스위치 등 분야의 단순 제품들도 LG와 노텔 기술이 융합되면서 솔루션 개념으로 탈바꿈한다.

 이 사장은 “LG-노텔은 통신장비 분야의 글로벌 연구개발 및 제품 생산기지가 되고 노텔은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는 형태로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올해 7000억원 매출 달성을 시작으로 해마다 20% 이상씩 성장해 그 효과를 직접 입증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