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솔루션 시장, 적도 없고 동지도 없다

 무선인터넷 솔루션의 기능과 역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이종 솔루션 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기존에는 각각 단일 기능만 제공하던 모바일 솔루션이 기술통합 추세 속에서 잇따라 중복되는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예컨대 브라우저가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 등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통합하는가 하면, 새로 등장한 팝업이나 동적커뮤니케이션 플랫폼(DCD) 등은 데이터 푸시 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기능까지 잇따라 흡수·결합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협력 관계였던 업체가 경쟁사로 변하는 등 모바일 솔루션 시장의 구도가 한층 복잡한 양상으로 진화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해외 업체의 공세에 맞서기 위한 국내 업체 간의 합종연횡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브라우저의 진화=그동안 모바일 솔루션 중 플랫폼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분야는 버추얼머신(VM)에 한정됐다.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고 다운로드 형태의 보편적 서비스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신기술의 잇따른 접목으로 플랫폼으로 격상하는 솔루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무선인터넷 브라우저. SK텔레콤이 최근 도입한 ⓜ브라우저 4.0은 HTML 및 ECMA 스크립트를 결합, 브라우저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진화한 것이 특징이다. 별도의 자바 VM으로 구현하던 게임을 브라우저 기반으로 개발할 수 있는 등 이제는 브라우저상에서 각종 응용 애플리케이션까지 구동할 수 있는 형태다. 조만간 출시될 5.0에서는 MMS·e메일 등의 기능까지 통합할 것으로 알려져 브라우저의 플랫폼 진화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팝업이나 DCD 솔루션도 새로운 플랫폼으로 각광받는 기술이다. 당초 데이터 푸시 기술을 이용해 개인 맞춤형 대기화면 서비스를 제공한 이들 플랫폼은 최근 MMS·인스턴트메신저(IM) 등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비롯, 게임 등의 엔터테인먼트·증권·금융 등의 각종 정보채널 기능까지 통합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망의 백본이 IP멀티미디어서브시스템(IMS)으로 통합되면서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결합하기 위한 여러 플랫폼 간 경쟁이 더욱 본격화되는 추세다.

◇복잡한 경쟁 구도=플랫폼 시장의 다변화는 솔루션업계의 경쟁 구도 및 무선인터넷 시장의 지형 변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기능이 중첩되는 솔루션 간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추세다. 브라우저·메시징·DCD 업체들이 지금까지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성장해왔지만 앞으로는 모두 경쟁 대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오픈웨이브·텔레카 등의 선진 소프트웨어 기업이 발빠르게 통합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 국내 벤처 업체 간의 합종연횡 또는 인수합병(M&A)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함에 따라 콘텐츠개발사(CP)의 접근도 한층 다양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VM 기반으로 개발하던 서비스를 이제는 브라우저·팝업·DCD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내놓는지, 누가 새로운 킬러애플리케이션을 배출하는지 등이 경쟁의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솔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 하드웨어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솔루션 통합 추세도 급진전될 것”이라며 “향후 모바일 솔루션 시장의 주도권 향배는 누가 먼저 킬러애플리케이션을 내놓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