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T 비즈니스 모텔 융합 `급류`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는 포털로, 포털은 경매사이트로, SW는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

IT업계 주자들이 영역을 불문하고 비 전문영역의 비즈니스모델(BM)로 진출하면서 IT분야의 비즈니스 영역파괴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AOL이 구글의 온라인 광고모델에 눈돌린데 이어 구글은 온라인 전자결제 시스템인 ‘체크아웃’을 내놓고 e베이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SW의 제왕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애플의 온라인음악서비스 아이튠스와 유사한 서비스에 잇따라 참여키로 했다.

<>미국 최대의 ISP업체 AOL은 초고속 인터넷 고객들에게 가입자 수수료를 포기하는 대신 구글, 야후 등 검색포털처럼 온라인 광고매출에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AOL은 그동안 ISP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고객들이 이메일 등 부가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가입자 수수료를 따로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1분기에만 고객 85만명이 탈퇴하는 등 가입자 규모가 계속 줄어들자 AOL은 생존을 위해 온라인 광고 위주로 BM을 전환하는 도박에 나섰다.

현재 AOL의 연 매출 83억달러에서 인터넷 접속료와 가입자 수수료의 비중은 84%, 광고수익은 16%에 불과하다. AOL의 조나단 밀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이같은 계획을 모회사인 타임워너 경영진에게 보고해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AOL이 온라인 광고위주의 BM을 도입할 경우 연 20억달러의 매출손실과 직원 수천명의 감원이 예상되지만 회사측의 계획대로 광고매출이 급증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따라서 AOL이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구글 따라하기’에 나선다면 여타 ISP업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페이팰, 구글에 당했다=반면 구글은 온라인 결제서비스 페이팰과 비슷한 ‘체크아웃(Checkout)’서비스를 시작, 페이팔의 모기업 이베이를 위협하고 있다. 이 체크아웃은 신용카드, 개인정보를 미리 저장해 놓고 구글과 연계된 쇼핑몰에서 원클릭으로 제품 결제를 도와준다.

외신들은 구글의 체크아웃이 페이팰의 간단한 결제절차를 모방했지만 일부 기능면에서 더 우수해 이베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의 ‘이베이 따라하기’에 대항, e베이는 ‘인터넷전화(VoIP)+온라인 경매’모델로 맞불 놓기에 나섰으며 올가을에는 제프 조던 사장을 스카이프 출신의 라지브 듀타 사장으로 교체키로 했다.

<>MS의 애플 따라하기=남의 사업 흉내내기는 SW업계의 제왕 마이크로소프트(MS)도 예외가 아니다.

올들어 MS는 아이팟과 아이튠스로 디지털 음악시장을 석권한 애플의 사업형태를 철저히 벤치마킹하는 ‘애플 따라하기’에 집중하고 있다. MS는 ‘어지(URGE)’라는 디지털 음반서비스를 MTV와 함께 선보였고 주요 음반회사들에게 아이튠스와 유사한 온라인 음반사업을 제안하는 중이다.

지난주 MS는 성탄절 시즌에 맞춰 아이팟에 대항해 음악, 영화를 무선 다운로드할 수 있는 휴대 단말기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또 최근 프랑스 의회가 애플의 아이튠스서비스에 애플의 아이팟만 접속하도록 한 것을 불법화한데 자극받은 MS는 내년부터 현지 이통업체 부이그텔레콤과 프랑스 온라인 음악서비스에 나서기로 햇다.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이 아이팟과 아이튠스로 온라인 음반시장의 전 부문을 통제하는 전략을 MS가 벤치마킹해서 적잖은 재미를 볼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