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케이의 향후 진로 및 파장

 지난 주말 휴대폰업계를 강타했던 브이케이의 부도가 관련업계에 미칠 후폭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격적인 성수기를 앞두고 적잖은 부품조달 차질이 예상되는 데다 금융권의 여신정책 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브이케이는 △구매와 아웃소싱 △지상파MDB폰 조기출시 △중저가 단말기 신제품 출시 등 자구방안을 내놓은 상태다.

 브이케이 관계자는 “아직 채권단이 구성되지 않아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브이케이 경영권 및 주식 등을 모두 채권단에 일임하고 회사를 조기 정상화 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이케이, 어디로 가나=브이케이는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법정관리 신청, 화의 신청, 또는 제 3자 매각 등을 통해 회생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브이케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법정관리 신청을 꼽고 있다. 법원이 법정관리를 인가할 경우, 이철상 사장의 경영권은 박탈되지만 채무를 동결할 수 있고 휴대폰 생산,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회생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이케이 측은 700억원대의 자재 재고가 제품 생산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20억∼30억원만 투입되면 바로 매출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 M사로의 ODM 추진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금융기관 자극할라’ 노심초사=휴대폰 업계는 걱정이 태산이다. 금융권의 따가운 시선이 예상되는 데다 본격적인 성수기로 접어드는 시기에 부품수급난도 예상되기 때문. 특히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금융권의 무차별적인 여신회수를 촉발시킬 경우, 연쇄부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출주문이 최근 늘고 있지만 부품업체들이 어려워진다면 적기납품에 상당한 악영향도 예상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파장과 영향=SK텔레콤의 미국내 이동통신사업자인 힐리오에 대한 단말기 수급과 산자부 2차전지 개발 사업에도 적잖은 차질이 예상된다. 힐리오는 지난 5월 팬택과 브이케이 각 1모델 씩 총 2모델의 휴대폰으로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브이케이의 부품 협력사들도 난감한 입장이다. 스타트로·모던테크·센스테크·핌스 등 약 200여개의 협력사들의 채권액은 어음기준으로 28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시장에서도 상장 폐지 절차를 밟게 돼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브이케이의 개인투자자 지분율은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