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내 청춘에게 고함

[스크린]내 청춘에게 고함

 흔히 청춘영화를 10대 혹은 20대 초반을 통과하는 젊은이들의 성장영화라고 규정한다면 새 영화 ‘내 청춘에게 고함’은 다소 비전형적인 시선으로 청춘을 바라본다.

 휴학생 정희(김혜나)는 복잡한 가족사로 인해 애를 먹고 정처없이 거리를 헤맨다. 전화국 직원 근우(이상우)는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인의 전화를 우연히 도청하게 되면서 그녀에게 집착한다.

 세 번째 에피소드는 박사과정을 밟던 중 늦은 나이에 군대에 간 서른살 인호(김태우)가 말년 휴가를 나와 아내의 불륜을 눈치챈다는 줄거리이다.

영화는 청춘의 아이콘처럼 다뤄지는 질풍노도같은 분노나 치기어린 방황에 주목하기보다 세 젊은이의 일상의 한 단면을 잘라내 그 속을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특히 인호 역의 김태우는 뻔뻔하면서도 착한 척하고 절망하면서도 안 그런척 하는 태연하고 노련한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서 조감독을 맡았던 신인감독 김영남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 이후 국내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NHK 아시아 필름 페스티벌’의 제작지원 작품으로 선정됐으며 8월 2일부터 열리는 제59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초청받은 작품이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