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성장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자 최고의 무기는 기술개발이다. 부단한 기술개발의 의지가 없는 기업이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테크노파크(TP)는 신기술 혁신과 첨단산업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산업기술 단지다. 지난 99년 6개가 첫 설립된 데 이어 후발 및 민자 등 10개가 추가되면서 전국 총 16개에 이른다. 산·학·연 교류 및 기업지원 위주 사업을 추진해 온 TP에는 최근 정책기획 기능까지 보완돼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지역 거버넌스 중핵기관’으로 부상하고 있는 전국 각 TP의 조성현황과 성과, 향후 발전방향을 점검하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전국 TP 조성 현황=지난 97년 지역 기술혁신을 위한 인프라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클러스터를 조성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지역과 국가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에 따라 선발 6개 TP(송도·경기·대구·경북·광주·충남)가 98년부터 잇따라 출범했다.
이어 2003년 이후부터 후발 TP 8곳(강원·경남·충북·전북·포항·부산·전남·울산), 민자 TP 2곳(경기대진·서울)이 추가 조성돼 전국에는 지금 총 16개의 TP가 활발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과 지방정부, 대학, 연구소, 민간 기업 등이 공동으로 설립한 TP는 지식창출과 기술혁신을 촉진하는 매개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지역 산·학·연의 역량 결집 △기술 인프라 조성 △기업지원 등 다양한 혁신사업을 총괄하는 지역기술혁신체계의 거점기능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정부와 지지체 등이 총 1조여원을 투입해 60여만평의 부지를 조성했다. 또 1000여개의 업체가 입주해 600여건의 신기술 개발에 땀흘리고 있으며 연평균 5000여명의 벤처창업 전문인력도 배출되고 있다. 참여기업과 대학, 연구소도 200여개에 달해 TP가 성공적으로 기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주요 성과 및 특화 전략=전국적으로 대학과 연구소의 고급두뇌와 기업의 사업화 능력이 결합해 탄생한 혁신형 중소기업이 지난 2002년 278개에서 지난해에는 429개로 늘었다. 입주기업 평균 매출액도 2002년 1762억원에서 지난해에는 7208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기술이전과 연구개발 지원, R&D 장비 제공 등 기업지원 활동도 활발해 지난 한 해 기술거래 55건(20억원 규모)과 연구개발 214건(45건 특허), 장비제공 26만 시간이 이뤄졌다.
이와 함께 TP가 각 지역상황과 산업적 특성에 따라 차별화를 추진한 특화전략도 두드러진 성과로 꼽히고 있다.
송도TP는 메카트로닉스·신소재·전자정보·생물산업 분야 등 첨단산업 35개 기업연구소 및 42개 기업을 유치해 국내 최대의 집적형 TP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포항TP도 정보기술(IT)과 나노기술(NT) 산업 벤처의 전초기지가 되고 있으며 광주TP는 발광다이오드(LED)와 광소재 분야의 세계적 집적화단지를 꿈꾸고 있다. 충남TP는 디스플레이와 디지털 콘텐츠 전문 클러스터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혁신 중핵기관으로 위상 재정립=TP는 기업지원 기능과는 별도로 지역 내 산재한 다양한 지역혁신 기관을 연계하는 거점으로 변신하고 서두르고 있다. 지역 내 여러 혁신기관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 수요자(기업)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TP가 혁신기관을 횡적으로 연계할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 지원 시스템 구축 △산업·기술기획 △네트워킹 △장비활용 제고 등 지역사업 총괄기능을 수행하거나 준비중이다.
특히 지역 전략산업의 육성이 담긴 지역전략산업기술지도(RTRM)에 따른 R&D과제 지원기능도 TP가 수행토록 보완됨으로써 TP는 이제 지역에서는 중요한 기업 지원 및 지역발전의 중추기관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TP는 이러한 중차대한 사명을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 기업서포트제 등의 제도를 도입해 기업지원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또 기술거래 수수료 등 공익적 수익사업을 적극 발굴해 자립화를 꾀하고 있으며 내부 혁신 역량을 강화해 진정한 지역혁신의 중핵서비스 기관으로의 역할 수행을 다짐하고 있다.
신진 한국테크노파크협의회장(충남TP원장)은 “지역혁신의 역량인 산·학·연·관의 네트워크 구축에 테크노파크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국가균형 발전 및 21세기 첨단산업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주문정 기자@전자신문 mjjoo@,박희범 기자@전자신문 hbpark@, 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설성인기자@전자신문 siseol@
◆인터뷰-정세균 산자부 장관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정책 패러다임은 ‘지역혁신을 통한 지역의 자립화’로 지역의 지속적인 발전 잠재력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정책을 잘 익은 과실로 가꿔가고 있는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은 “과거 정부의 균형발전정책은 ‘국토균형발전계획’에 한정돼 수도권 집중현상을 억제하는 데 주력하지 못했고 지역산업의 발전을 통한 자립형 지방화 정책추진에 착안하지 못한 것 같다”며 ‘지역의 자립화’가 성공의 관건임을 강조했다.
정 장관은 “지역특성에 맞는 △지역전략산업 육성 △혁신클러스터 구축 △산·학협력 활성화 △기업 지방이전 촉진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지역의 자립화를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 광산업, 충북 반도체 산업 같은 지역별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술개발·연구장비·마케팅 등을 통합해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전략산업진흥사업도 하나의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광주 등 4개 지역 2단계 사업으로 올해 2006억원이 지원되고 충북 등 9개 지역에도 올해 1734억원의 사업자금이 지역 자립화의 영양분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기업·대학 등이 협력해 첨단 보육시설·연구시설·경영지원시설을 한곳에 모아 미래 스타기업을 육성하는 테크노파크 조성 사업도 활발하게 추진중이다.
정 장관은 “지역 내 여러 지역혁신 기관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사업 간 연계가 어렵고 기업 등 수요자의 혼란을 초래하는 일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효율화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연계할 거점기관이 필요하다”며 테크노파크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테크노파크는 앞으로 기업지원 기능과 함께 지역에 산재한 다양한 지역 혁신기관을 횡적으로 연계하는 거점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정 장관은 지적했다.
정 장관은 특히, “테크노파크는 지역별 발전전략 수립, 혁신주체 간 역할 조정, 중앙 및 지자체의 지역혁신사업 관리, 공동사업 추진 등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며 “오는 9월 국회에 이와 관련한 ‘산업기술단지 지원에 관한 특례법’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테크노파크를 지역 내 모든 지원기관(대학·연구소·중소기업진흥공단·KOTRA·신용보증기관 등)과 전문가를 연계해 금융·마케팅·특허 등의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경영지원 통합 플랫폼’으로 육성해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재 3∼4개 지역에 전개중인 기술·경영지원 통합 플랫폼 구축시범사업을 내년에 완료할 계획이다.
정 장관은 또 “과거의 균형발전정책은 개별부처 위주로 분산 추진되고 지역을 배제한 채 중앙정부 주도로 추진돼 성과가 미흡했다”고 보고 “지역이 수립한 발전계획을 최대한 존중하되 중앙과 지역의 협력적 검토과정을 거쳐 계획의 타당성 및 실현가능성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예산 편성 측면에서도 수요자인 지방의 특성과 우선순위를 최대한 반영하고 부처 및 지역간 유기적 연계를 도모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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