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대표 김신배)이 독자 개발한 수신제한시스템(CAS)을 지상파DMB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SK텔레콤의 제품이 지상파DMB의 범용CAS로 선정되면 ‘위성+지상파 통합 CAS’가 가능해질 뿐 아니라 CAS 사업자로서 입지도 강화될 전망이다.
지상파DMB특별위원회는 11일 “지상파DMB용 범용CAS 도입을 고민중이며 이를 위해 10일 SK텔레콤의 CAS를 포함, NDS·이르데토 등 외국 CAS업체를 대상으로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CAS를 제안한 업체는 싸이퍼캐스팅이다. 이 회사는 SK텔레콤이 1대 주주로 지난해말 설립됐다.
싸이퍼캐스팅의 신휘용 이사는 “위성DMB사업자인 티유미디어와 공급 계약을 맺은 상황이며 이번에 지상파DMB에도 제안한 것”고 말했다. SK텔레콤이 독자 개발한 CAS는 그간 ‘MCAS’(모바일카스)로만 불렸는데 이번에 정식명칭을 ‘밸류캐스팅’으로 정하고 본격 마케팅에 나선 형국이다.
◇지상파DMB의 CAS “고민”=지상파DMB는 범용 CAS 도입에 대해 고민에 빠졌다. 방송이 무료인 상황에서 추가 개발중인 몇몇 유료 부가서비스를 위해 CAS 도입이 필요하냐는 것. 특히 현재로선 교통정보서비스(TEPG)가 부가서비스에 주력할텐데 TPEG엔 자체 CAS 개념이 있다. KBS· MBC 등 TPEG 서비스를 준비 중인 사업자는 범용 CAS 도입에 적극적이기 힘들다. 나머지 4개 지상파DMB사업자 입장에선 ‘미래의 신규 유료 부가서비스로의 확장성’을 고려할 경우 필요성을 인지하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의 진입 전략=신 이사는 “TPEG용 CAS가 기존 TPEG 규격내에서 만들어지면 범용CAS에서 하위 호환성을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범용CAS 도입에 따라 지상파DMB사업자들이 추가 부담해야할 헤드앤드 구축과 운영 비용 30억∼40억원은 우리가 보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NDS·이르데토 등 외산 CAS업체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해서라도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싸이퍼캐스팅은 지상파DMB진영에 △CAS 헤드앤드 구축 2개월 △단말기제조사와 정합 2개월 등을 제시, 올 연말까지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전망=지상파DMB 사업자에겐 범용CAS 채택이 수월치 않은 작업이다. CAS가 유료방송의 핵심인 만큼 CAS사업자에 방송사업자가 끌려다닐 개연성도 미심쩍다. 게다가 ‘미래 확장 가능성’도 아직 확실하게 손이 잡히는 상황도 아니다. 특히 KBS가 추진 중인 TPEG 서비스용 CAS는 TPEG 규격에서 벗어났다는 지적도 있다. 사실이라면 KBS의 TPEG CAS는 범용 CAS와 하위 호환성을 맞출 길이 요원해진다.
반면 SK텔레콤이 지상파DMB용 CAS 시장에 진입할 경우 DMB시장 활성화에 유리하다. 장기적으로 ‘위성DMB+지상파DMB 통합단말기’가 대세가 될텐데 공통의 CAS로 양쪽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으로서도 해외 DMB시장 진출시 CAS를 포함하는 시나리오를 공고히 할 수 있다. 지상파DMB특위 관계자는 “아직 범용CAS 도입은 논의는 하지만 결정은 안된 상태”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