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 출판 만화가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
서울문화사(대표 심상기)는 100만 권이라는 공전의 판매고를 기록한 인기 만화 ‘궁(원작자 박소희)’을 시공사가 설립한 해외 출간 브랜드 아이스쿠니언을 통해 올 크리스마스 시즌 미국 전역에 직접 출간한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국내 만화가 도쿄팝이나 센트럴파크 미디어 등 해외 현지 출판사를 통해 발간됐던 것을 탈피하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된다.
관련 업계는 올 초 온오프라인 만화업체 이코믹스미디어가 미국에 넷코믹스라는 현지 회사를 세우고 ‘위대한 캣츠비’ ‘렛다이’ 등 국내 인기 만화를 선보여 신선한 반응을 이끌어 낸 데 이어 국내 출판 만화 중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궁’의 출간이 추진됨에 따라 미국 시장 직접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시도가 실제 성과를 거둘 경우 시장 침체로 고민하는 국내 만화출판사들이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면서 우리 만화시장이 건실화하는 계기도 될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 관계자는 “발행규모는 보통 출간 예정일을 3개월 앞두고 미국 내 총판업체가 소매상들에게 카탈로그를 보여준 후 주문량을 받아 정하지만 ‘궁’의 경우는 드라마 방영과 맞물려 이미 미국에서 독자층을 확보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대목을 노릴 경우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문화사 관계자도 “아이스쿠니언과 거래하는 미국 내 도매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일정을 잡고 카탈로그를 제작하고 있으며 ‘궁’에 이어 내년에 ‘넌 너무 멋져(이영희·서울문화사)’와 ‘크로키팝(서광현·학산문화사)’도 직접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궁’은 한국이 입헌군주제라는 작가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평범한 여고생 신채경이 할아버지들 간의 정혼으로 세자빈이 되면서 힘겨운 궁중생활에 적응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 2002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만화 기획연재 지원 작품에 선정됐으며 MBC 드라마로도 제작돼 큰 인기를 모으는 등 원소스멀티유스(OSMU) 성공사례로 꼽힌다.
유수련기자@전자신문, penaga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