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가 출범 6개월을 넘어섰지만 수익모델 부재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상파DMB 6개 사업자 가운데 비지상파 계열인 YTN DMB·유원미디어·한국DMB 등은 초기 설립자본금에서 투자만 집행될 뿐 매출이 전무한 실정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S·MBC·SBS·YTN DMB·유원미디어·한국DMB 6개 지상파DMB 사업자가 올해 상반기 올린 매출(광고수익)은 모두 합쳐 7억6000만원에 불과하다. 반면에 6개 사업자가 지상파DMB 설비·콘텐츠에 투자한 비용은 올 연말까지 126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광고수익도 상향 곡선이 아닌, 사실상 지상파DMB 단말기 판대 대수와 상관 없이 정체할 움직임을 보여 ‘지상파DMB의 비즈니스 모델 실패론’까지 거론된다.
◇단말기는 팔리지만=지상파DMB 수신단말기는 꾸준히 판매돼 6월까지 113만대가 보급됐다. 특히 지상파DMB폰의 판매가 증가, 누계 39만대에 이르는 등 주력으로 등장했다. 현재 추세라면 연내 200만대 보급이 전망된다.
단말기 보급과 상관 없이 광고수익은 지지부진하다. 지상파DMB는 지상파방송사여서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에서 판매를 대행한다. 지난 3월 판매대행에 나섰지만 광고주 반응은 냉담하다. 실제로 6월에 유원미디어와 한국DMB는 오히려 5월보다 줄었다. 판매대수가 늘면서 광고수익의 증대를 노렸지만 현실은 반대로 나타났다.
◇구조적인 문제=정연규 코바코 팀장은 “지상파DMB 수익모델 부재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광고주가 볼 때 지상파DMB라는 매체 인지도가 낮을 뿐더러 시청률 조사 등 효과 검증이 불가능하다. KBS 등 지상파 계열은 자사 콘텐츠를 광고를 포함, 재송신해 별도 광고 판매가 없다. 단 지상파방송에는 없는 심야시간대 판매가 일부 있을 뿐이다. 지상파 3사는 지상파DMB라는 새 윈도를 확보하고 여기서 추가 광고수익을 얻기보다 본래 지상파의 광고를 파는 데 부가 수단으로 삼으려는 속내인 셈이다.
또 YTN DMB는 YTN 위성방송과 케이블TV 등에 광고가 집행되고 있어 광고주는 같은 YTN 브랜드에 별도 광고를 집행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현실이다. 유원미디어와 한국DMB는 매체 인지도 측면에서 거의 ‘제로’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시청 패턴이 근본적인 문제점이다. 가정의 TV와 다르게, 지상파DMB에서는 대개 하루 시청 시간이 20∼40분에 그친다. 정 팀장은 “지상파DMB 단말기 보급이 100만대가 아니라 500만대, 1000만대라고 해도 현재 구조적인 문제를 놓고 보면 지상파DMB는 실패한 매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전망=지상파 3사 계열은 어차피 본사와 같은 법인이어서 위기가 오지는 않는다. 반면에 YTN DMB·유원미디어·한국DMB 비지상파 3사는 법인설립 후 올해까지 200억원 안팎을 투자했지만 수익은 3억원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한국DMB 관계자는 “월 광고가 최소한 5억원은 돼야 하는데 현재 흐름대로라면 자연적으로는 도달하기 힘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유원미디어는 인력이 많아 월 10억원 정도의 광고가 필요한 상황이다. 코바코는 내년에 갑자기 광고수익이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지상파방송사는 새로운 윈도를 챙기고 이를 지상파 본사의 광고 단가 인상에 활용할 수 있지만 신규 사업자는 무너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결국 지상파만 챙기고 정작 신규 매체 정책은 실패한 것으로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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