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워너의 자회사인 AOL이 전통적인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ISP)에서 온라인 광고 위주의 포털로 변신하기 위한 거대한 승부수를 던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AOL이 경영상 위협의 노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리차드 파슨스에 이어 차기 타임워너 최고경영책임자(CEO)로 유력하게 부상중인 제프 뷰크스 최고운영책임자(COO)의 강력한 제안에 따라 이같은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새로운 도전=지난주 AOL은 회사매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이메일 계정 등 각종 서비스 수수료를 공짜로 하는 대신 온라인 광고 수입을 대폭 늘리겠다는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이같은 승부수가 성공할 경우 AOL은 만성적 경영난에서 벗어나 구글, 야후와 맞먹는 거대포털로 거듭나게 된다. 허나 실패한다면 AOL은 10억달러에 가까운 매출수익만 날리고 모기업 타임워너의 기반마저 흔들어 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WSJ는 경고했다.
AOL은 그동안 인터넷 접속요금과 별도로 자사의 이메일계정과 일정관리, 주소록 등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려면 누구든지 수수료를 더 지불하도록 요구해왔다. 고객들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AOL의 이메일 주소와 서비스환경을 버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AOL의 오만한 마케팅 전략은 걷잡을 수 없는 고객감소와 경영악화를 초래했다. 라이벌 ISP의 저가공세로 AOL 가입자는 지난 2002년말 2650만명에서 지금은 1860만명으로 급감했다. 지난 1분기에 빠져나간 AOL회원만도 85만명에 달한다.
<>변신에는 희생이 따른다=AOL의 인터넷 접속료 수입은 올해 42억달러에서 2009년 15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AOL은 고객감소에 따른 매출손실을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광고 수익에 ‘올인’하기로 결정했다. 돈이 안되는 ISP모델을 고집하지 않고 구글, 야후처럼 온라인 광고로 운영되는 포털로 체질을 바꾸자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AOL의 조나단 밀러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에게 이메일 계정을 공짜로 제공해 광고 트래픽을 늘리는 전략을 타임워너측에 제안했다.
<>경영이익 위협 불사=타임워너는 AOL의 계획이 실행될 경우 약 20억달러의 수수료 수입이 줄어드는 반면 온라인 광고수입이 기대만큼 늘어날지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현재 AOL 매출에서 광고수익의 비중은 고작 16%에 불과하다. 따라서 AOL의 광고수입이 매년 25∼30%씩 늘어야 겨우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한 경기침체로 AOL의 온라인 광고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AOL의 위상은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AOL을 인수한 이후 줄곧 손해만 봤던 타임워너그룹도 자칫하면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다.
또 수천명의 인원삭감이 예고된 AOL의 내부에서도 전략변경에 대한 반발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말 타임워너 이사회가 이러한 위험요인을 감수하면서 조너선 밀러 CEO의 승부수를 허락할지 IT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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