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가 최근 들어 전자정부 시스템과 함께 IT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한껏 높이고 있다고 한다. 대외 경쟁력을 인정받아 기간계 시스템과 전자결제, 관련 단말기 등에서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업무수행 방식을 디지털환경에 맞게 개선한 우리 전자정부는 세계 2위로 전자정부 선도국가로 발전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IT서비스(SI)·솔루션·단말기 업체가 아시아와 중남미·중동 등에 관련 제품을 공급했고 정부차원에서 유관기관, SI·SW 등 IT업체를 결합한 전방위 금융인프라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니 기대를 갖게 한다.
현재 국내 금융시장의 IT시스템은 은행 코어뱅킹과 전자결제·증권매매·신용카드 결제 부문에서 미국·유럽과 대등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과 휴대폰·개인휴대단말기(PDA)를 이용한 뱅킹과 트레이딩 등 새로운 전자금융 시스템도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또 대규모 거래량을 소화하는 오픈 환경의 코어뱅킹 플랫폼 전환(다운사이징), 금융 IC카드 개발과 활용 등은 오히려 세계 시장을 주도할 정도다. 이에 따라 은행 주전산시스템의 시스템통합(SI) 분야에서는 현대정보기술이 베트남과 파키스탄 중앙은행 금융전산화 사업의 시스템관리(SM) 등을 수주했다. 이에 앞서 KB국민은행의 IT자회사인 KB데이타시스템도 인도네시아 BII은행과 IT 교류와 선진금융 솔루션 공동 개발제휴를 맺고 시스템 공급에 나선 바 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전문업체인 노틸러스효성은 올 들어 미국 시티은행과 뉴욕커뮤니티뱅크(NYCB) 등에 기기를 공급했다.
전자지급 솔루션 분야에서는 케이디이컴이 일본 대형통신사업자가 추진중인 IC카드 부가가치통신망(VAN) 구축사업에 최대 1000억원 규모의 카드조회기 공급계약을 했다. 사이버넷은 베네수엘라·칠레에 이어 브라질 VAN사에 260억원 상당의 유무선 카드단말기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이처럼 과거에 비해 금융IT 분야에서 해외 진출이 급격히 느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정부도 금융산업의 외연확대와 질적 향상 그리고 아시아 금융허브로서 주도권 확보 등을 위해 금융IT와 법·제도 컨설팅을 포함한 인프라 플랫폼 수출에 힘을 쏟고 있는 상태다. 특히 연간 15억달러 규모(2004년 기준)로 추정되는 개도국 금융인프라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니 반드시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더 큰 성과를 거두려면 국내 관련업체가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융IT의 특성상 시스템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가 기본인만큼 보안업체 등 관련 업체와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아 금융 분야도 IT 없이는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를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은 세계시장에서 국내 업체 간 저가경쟁이나 상대 업체를 폄하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서는 절대 안 된다. 당장 자사에 이득이 있을지 모르나 세월이 지나면 시장질서를 혼탁하게 만들어 결국 자신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오게 된다. 나아가 자칫하면 한국 IT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 또 금융IT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정부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개별 업체가 외국에 진출하는 것에 한계가 있는만큼 정부가 우리의 IT 도입을 원하는 국가와 관련 기업을 연결시키는 국가 차원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더 나아가 외국이 원하는 IT 및 금융 솔루션을 수요에 맞게 제공하는 일종의 맞춤식 컨설팅 역할까지 해 준다면 금융IT의 세계화기 지금보다 더 빨리 진전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