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무선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던 성인용 콘텐츠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최근 상당수 청소년들이 무선인터넷 성인물 서비스에 무분별하게 노출돼 각종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에 따른 것으로, 이동통신 사업자들 스스로가 매출 축소를 감수하면서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SK텔레콤(대표 김신배)은 지난달 ‘야설’ 콘텐츠 중단을 선언한데 이어, 자사의 무선인터넷 네이트에서 제공되는 성인용 콘텐츠 전부를 앞으로 중단하겠다고 13일 밝혔다. KTF도 콘텐츠 포털 사업자인 KTH와 함께 성인물 서비스 중단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며, LG텔레콤도 유사한 방향으로 콘텐츠 사업 전략의 수정을 고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그동안 청소년들의 무단 이용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무선인터넷 성인물 서비스는 앞으로 휴대폰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오는 10월13일 이후 계약이 종료되는 콘텐츠제공업체(CP)들부터 순차적으로 성인용 콘텐츠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 현행 ‘콘텐츠 공급 계약’은 계약 당사자를 보호하기 위해 일방이 계약 중단을 원할 경우 계약 종료 3개월전까지 상대방에게 의사를 통보해야 한다. 또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CP의 경우에도 정보통신윤리위원회·영상물등급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친 콘텐츠에 한해 계약기간 종료시점까지만 한시적으로 제공키로 했다.
SK텔레콤 김수일 상무는 “그동안 성인 콘텐츠로부터 미성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도입해왔다”면서 “이번 결정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보다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내려진 대승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SK텔레콤 한 사업자만 성인물 콘텐츠로 연간 700억원 안팎의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으며, 이통 3사를 합칠 경우 1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올 들어 △미성년자 명의의 이동전화에 대한 성인 콘텐츠 접속 원천 금지 △부모 명의 미성년자 사용 고객에 대한 ‘성인 콘텐츠 접근 차단 제도’ △유통망 교육 및 포스터·홈페이지·SMS·고지서 안내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벌여왔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성인물 콘텐츠로 사업을 영위해왔던 협력 CP를 지원하기 위해 다른 무선인터넷 서비스 분야로 조속히 전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KTF·LG텔레콤도 무선인터넷을 통한 성인물 공급 중단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등 이같은 추세가 이동통신 3사 전반으로 전면 확대되는 움직임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