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최근 무선 인터넷 성인 콘텐츠 서비스 전면 중단을 선언했으나 콘텐츠제공업체(CP)들이 망 개방 서비스 영역으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무분별한 마케팅 등으로 인한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17일 SK텔레콤과 무선인터넷콘텐츠자율심의위원회 등에 따르면 SK텔레콤 네이트에 입점하는 형태로 성인 콘텐츠를 공급해온 콘텐츠제공업체(CP)들이 이통사를 통한 콘텐츠 공급이 차단되면서 독립 CP로서 윙크 익스프레스 주소 등을 활용한 망 개방 서비스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SK텔레콤 데이터사업본부 관계자는 “영상물 제작 능력이 있는 일부 CP들을 제외하고 전적으로 성인 콘텐츠 매출에 의존해온 CP들은 망 개방 서비스를 통해 독자 생존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주요 CP들과 이통사 간 공생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선택권은 CP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렇게 될 경우 업체별로 서비스 접속 유도를 위해 휴대폰을 통한 스팸이 증가하거나 각종 매체를 통해 무분별하게 윙크 주소를 광고할 가능성 등이 매우 높아 대책이 요구된다”고 예측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SK텔레콤 네이트를 통해 성인 콘텐츠를 공급해온 업체는 약 85개이며 이중 성인 콘텐츠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만도 20여개가 넘는다. 또 주요 업체의 월 평균 매출은 1∼3억 원이며 인기 연예인 화보집만으로 월 4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CP들이 SK텔레콤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보다 외부에서 성인 콘텐츠 사업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에 성인 콘텐츠를 공급, 월 수 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주요 CP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으며 공황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인터넷망 개방과 관련해 CP의 콘텐츠를 사전 심의하고 있는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KIBA) 무선인터넷콘텐츠자율심의위원회(위원장 현대원) 최동진 사무총장은 “성인 콘텐츠를 일단 사전 심의하기 때문에 망 개방 서비스의 내용상의 문제는 적겠지만 무리한 마케팅에 따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총장은 “자율심의위도 휴대폰 SMS 스팸 발송 등 CP들의 마케팅에 대한 제재 권한은 없다”며 “유선 포털에 이어 무선에서도 성인 콘텐츠 공급이 차단돼 성인CP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면서 후폭풍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